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30
어제:
274
전체:
5,025,176

이달의 작가
2011.07.26 13:07

무대 위에서

조회 수 269 추천 수 3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무대 위에서


이월란(2011-7)


그가 무대 위로 올라간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하지만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그런 우연, 그래서 그의 대사는 필연이라는 단어로 시작되었다 때론 너무 초라해 보이기도, 치졸해 보이기도 하는 무대장치가 늘 눈에 거슬렸지만 하나같이 붙박이였다 배우의 몫으로 남은 건 오직 성대와 몸짓이었다 관중석의 누군가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애드리브를 치고 싶었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무너진 바벨탑에서 떨어진 사람들이었다 공용어를 사칭한 대본들이 거리를 쏘다닌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를 팔팔 끓일 수 있는 조리법은 출판금지 상태였다 붉은 조명 아래서 더욱 편안해지는 건 무덤 속을 닮아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의 배역을 좀먹는 박테리아가 장기마다 살고 있지만 공연마다 알맞은 DNA가 생산지에서 정확히 조립되어 운반되어 온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오늘도 꽉 찬 관중석에서는 음향효과로 만든 박수 소리가 제법 감동적이다 연극은 건달처럼 껄렁한데 무대 뒤 노을이 목젖으로 넘어가고 있으므로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5 미라 (mirra) 이월란 2008.05.10 293
404 미드라이프 크라이시스 이월란 2009.01.02 731
403 미개인 이월란 2010.03.15 374
402 뮤즈에의 구애 이월란 2009.05.19 610
401 물처럼 고인 시간 이월란 2008.05.16 258
400 물속에서 이월란 2012.08.17 451
399 물병과 병물 이월란 2021.08.16 132
398 물받이 이월란 2010.04.05 534
397 물 위에 뜬 잠 2 이월란 2008.05.10 338
396 물 긷는 사람 이월란 2008.05.08 544
395 이월란 2009.12.09 351
394 무제사건 이월란 2009.12.20 349
393 무제(無題) 이월란 2008.05.10 317
392 무서운 침묵 이월란 2009.04.07 278
391 무서운 여자 이월란 2008.05.10 305
390 무례한 사람 이월란 2008.05.08 385
» 무대 위에서 이월란 2011.07.26 269
388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이월란 2008.10.25 366
387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이월란 2014.10.22 172
386 무거운 숟가락 이월란 2008.11.23 320
Board Pagination Prev 1 ...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