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3
어제:
306
전체:
5,022,936

이달의 작가
2011.09.09 05:30

중간 화석

조회 수 313 추천 수 3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중간 화석


이월란(2011-8)


짐승의 몸을 빠져나와 신에게로 가고 있네
밟아도 자국이 남지 않는 구름 같은 땅
진화보다 빠른 세월 탓이라고
거울 한 쪽 없이는 나를 보는 눈 하나 없어
남을 가리키는 열 손가락만 키웠네
눈 뜨면 마음의 병을 앓되
남을 헤아릴 때는 마음 위로 솟는 셈법
서로의 마이크를 빼앗아
내가 발 디딘 곳이 똑같지 않은 곳임을
구구절절 털어 놓고 있지만
서로의 늪에 빠지고서야 똑같은, 아주
똑같은 늪이었음을 아네
자로 잰 듯 똑같은 눈 코 입 달린 땅 위에서
하늘을 향해 직립 보행하는 우스운 흥정으로
밖에 변명하지 못하는 이승의 초짜들
서로의 치부를 들여다보고서야 맘이 놓이는
묻혀서도 유적이 되지 못하는 사람의 자리
오늘밤이라도 눈처럼 녹아 없어질까
그림자와 포개어 눕는 순간까지
눈물로밖에 값 치르지 못하는
사라지는 것들의 증인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25 코끼리를 사랑한 장님 이월란 2009.12.15 334
624 바람에 실려온 시 이월란 2009.12.15 425
623 길치 이월란 2009.12.15 294
622 詩 6 이월란 2009.12.15 293
621 詩 5 이월란 2009.12.15 277
620 간밤에 내린 눈 이월란 2009.12.15 328
619 마력 이월란 2009.12.09 304
618 이월란 2009.12.09 351
617 하늘이 무거운 새 이월란 2009.12.09 417
616 Mr. 딜레마 이월란 2009.12.09 363
615 회명晦冥 걷기 2 이월란 2009.12.03 310
614 걱정인형 이월란 2009.12.03 357
613 길고양이 이월란 2009.12.03 401
612 거울 이월란 2009.12.03 332
611 병치레 이월란 2009.12.03 307
610 이월란 2009.11.25 376
609 詩의 체중 이월란 2009.11.25 319
608 가을귀 이월란 2009.11.25 353
607 그리움 3 이월란 2009.11.25 301
606 오후 3시 이월란 2009.11.21 267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