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51
어제:
338
전체:
5,022,040

이달의 작가
2011.09.09 05:30

중간 화석

조회 수 313 추천 수 3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중간 화석


이월란(2011-8)


짐승의 몸을 빠져나와 신에게로 가고 있네
밟아도 자국이 남지 않는 구름 같은 땅
진화보다 빠른 세월 탓이라고
거울 한 쪽 없이는 나를 보는 눈 하나 없어
남을 가리키는 열 손가락만 키웠네
눈 뜨면 마음의 병을 앓되
남을 헤아릴 때는 마음 위로 솟는 셈법
서로의 마이크를 빼앗아
내가 발 디딘 곳이 똑같지 않은 곳임을
구구절절 털어 놓고 있지만
서로의 늪에 빠지고서야 똑같은, 아주
똑같은 늪이었음을 아네
자로 잰 듯 똑같은 눈 코 입 달린 땅 위에서
하늘을 향해 직립 보행하는 우스운 흥정으로
밖에 변명하지 못하는 이승의 초짜들
서로의 치부를 들여다보고서야 맘이 놓이는
묻혀서도 유적이 되지 못하는 사람의 자리
오늘밤이라도 눈처럼 녹아 없어질까
그림자와 포개어 눕는 순간까지
눈물로밖에 값 치르지 못하는
사라지는 것들의 증인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25 전당포 이월란 2011.10.24 487
924 오려두기와 붙여넣기 이월란 2009.07.27 486
923 안개와 바이러스 이월란 2010.01.23 486
922 평행선 이월란 2008.05.08 485
921 이별예감 이월란 2008.05.09 482
920 푸른 물고기 이월란 2010.09.26 482
919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 이월란 2008.05.09 481
918 이 남자 3 5 이월란 2016.09.08 481
917 로봇의 눈동자 이월란 2009.09.19 478
916 바람에 대한 오해 이월란 2009.10.21 477
915 이브의 사과 이월란 2009.10.29 477
914 새야새야파랑새야 이월란 2010.07.09 477
913 여름산 이월란 2010.08.22 477
912 묘지의 시간 이월란 2010.09.06 477
911 누드展 이월란 2010.04.18 476
910 비꽃 이월란 2008.05.09 475
909 낯선 곳에 가면 이월란 2010.05.18 475
908 아멘족 1 이월란 2010.01.07 473
907 냉정과 열정 사이 이월란 2009.09.12 472
906 호감 이월란 2008.05.09 47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