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50
어제:
306
전체:
5,023,063

이달의 작가
2012.01.17 14:50

날아오르는 사람들

조회 수 336 추천 수 5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날아오르는 사람들


이월란(2012-1)


오래 전 동계올림픽을 치렀던
이곳은 가을
세 계절 내내 풀장 속에 뛰어든 스키어들이
플라잉 점프를 하고 있었나보다
첫 눈을 기다리는 땅빛 가르마가
파크시티 시키장을 목마르게 빗어내리고 있는데
가을바람과 겨울바람의 공기저항은 똑같을까
눈보라 대신 푸른 물살이 안개꽃처럼 피어오르고
풍덩, 수영장 속으로 뛰어드는 도전자들은
고글 속에서 심판도 없는 오늘의 경기를 치르고 있었다
반만년 전 핀란드의 늪 속에서 발견된 장비인 듯
기다란 날 위에 눈신으로 족쇄를 차고
승리를 사냥하는 라플란드인처럼
정찰임무를 수행하는 노르웨이 군사들처럼
전투복 속에서 겨울의 메달이 반짝, 흔들린다
왁스가 칠해진 플라스틱 활주면 위를 가르는 직선
활강코스는 슬로프의 설면처럼 겨울을 흉내 내고
장애물들은 눈사람처럼 녹아내리고 있었다
인내의 리프트를 타고 승리의 계단을 오르면
낙엽처럼 착지하는 가을의 올림픽
방수복 속에 품은 겨울이 다이빙을 하고 있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5 푸른 물고기 이월란 2010.09.26 482
104 평행선 이월란 2008.05.08 485
103 오려두기와 붙여넣기 이월란 2009.07.27 486
102 안개와 바이러스 이월란 2010.01.23 486
101 전당포 이월란 2011.10.24 487
100 위기의 여자 이월란 2009.06.06 488
99 밤꽃 파는 소녀 이월란 2008.10.20 489
98 가방 속으로 이월란 2010.01.04 489
97 비온 뒤 이월란 2010.04.13 491
96 1회용 장갑 이월란 2008.05.08 492
95 오징어의 배를 가르며 이월란 2010.03.15 494
94 칼 가는 사람 이월란 2009.05.04 495
93 바벨피쉬 이월란 2010.04.13 495
92 관계 이월란 2011.01.30 495
91 주머니 속 돌멩이 이월란 2011.10.24 496
90 피카소 안경 이월란 2009.10.14 497
89 기우杞憂 이월란 2011.01.30 498
88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이월란 2008.05.10 499
87 픽션과 논픽션 이월란 2010.05.21 499
86 동태엄마 이월란 2010.02.15 500
Board Pagination Prev 1 ...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