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58
어제:
180
전체:
5,032,297

이달의 작가
2012.01.17 14:50

날아오르는 사람들

조회 수 336 추천 수 5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날아오르는 사람들


이월란(2012-1)


오래 전 동계올림픽을 치렀던
이곳은 가을
세 계절 내내 풀장 속에 뛰어든 스키어들이
플라잉 점프를 하고 있었나보다
첫 눈을 기다리는 땅빛 가르마가
파크시티 시키장을 목마르게 빗어내리고 있는데
가을바람과 겨울바람의 공기저항은 똑같을까
눈보라 대신 푸른 물살이 안개꽃처럼 피어오르고
풍덩, 수영장 속으로 뛰어드는 도전자들은
고글 속에서 심판도 없는 오늘의 경기를 치르고 있었다
반만년 전 핀란드의 늪 속에서 발견된 장비인 듯
기다란 날 위에 눈신으로 족쇄를 차고
승리를 사냥하는 라플란드인처럼
정찰임무를 수행하는 노르웨이 군사들처럼
전투복 속에서 겨울의 메달이 반짝, 흔들린다
왁스가 칠해진 플라스틱 활주면 위를 가르는 직선
활강코스는 슬로프의 설면처럼 겨울을 흉내 내고
장애물들은 눈사람처럼 녹아내리고 있었다
인내의 리프트를 타고 승리의 계단을 오르면
낙엽처럼 착지하는 가을의 올림픽
방수복 속에 품은 겨울이 다이빙을 하고 있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25 상상임신 4 이월란 2021.08.16 46
1024 야경 찍는 법 이월란 2021.08.16 53
1023 공항 가는 길 이월란 2021.08.16 53
1022 노을 5 이월란 2021.08.16 55
1021 마스크 이월란 2021.08.16 55
1020 오래된 가족 이월란 2021.08.16 57
1019 눈길 이월란 2021.08.16 59
1018 흐린 날의 악보 이월란 2021.08.16 59
1017 동백아가씨 이월란 2021.08.16 62
1016 창세기 다시보기 이월란 2021.08.16 64
1015 접속 이월란 2021.08.16 68
1014 홀수의 미학 이월란 2021.08.16 74
1013 토르소 이월란 2021.08.16 89
1012 입양아 이월란 2015.09.20 99
1011 바나나 속이기 이월란 2021.08.16 100
1010 클래스 바 (Class Barre) 이월란 2021.08.16 100
1009 야경 이월란 2015.03.30 106
1008 안녕, 눈동자 이월란 2021.08.16 110
1007 언니 이월란 2021.08.16 110
1006 사각지대로 가 주세요 1 이월란 2016.09.08 11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