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59
어제:
176
전체:
5,020,860

이달의 작가
2014.10.22 04:17

땅을 헤엄치다

조회 수 205 추천 수 2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땅을 헤엄치다


이월란(2014-9)


나는 일찍이 땅 위에서 숨 쉬고 헤엄치며 살도록 태어났다고 한다. 하지만 웬일인지 살아갈수록 숨이 가빠지고 자꾸만 고꾸라진다. 며칠 내내 엎어져있던 적도 한 두 번이 아니다. 제자리에서 허우적대는 오래된 습관.

어쩌면 나는 물고기였을까. 한 번도 들어가 본 적 없는 물속으로 첨벙 뛰어든다. 지느러미가 없다. 꼬리가 없다. 비늘이 없다. 아가미가 없다. 부레가 없다.

두 팔을 지느러미처럼 움직이며 입술은 아가미처럼 뻐끔거린다. 공기방울들이 코끝에서 날아오른다. 콧구멍이 땅을 향하지 않을 때마다 락스물이 심장을 찌른다. 땅 없는 몸이 기우뚱거릴 때마다 엑스선 사진을 찍을 때처럼 호흡이 멈춘다. 아주 오래.

이대로 죽을 순 없다. 새처럼 날아오른다. 하늘같은 땅 위로.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85 눈 오는 날 이월란 2014.10.22 217
» 땅을 헤엄치다 이월란 2014.10.22 205
983 빈집 이월란 2014.10.22 187
982 바람이었나 이월란 2014.08.25 183
981 폐경 이월란 2014.08.25 175
980 통곡의 벽 이월란 2014.06.14 242
979 불면증 이월란 2014.06.14 310
978 금단의 열매 이월란 2014.06.14 538
977 길고양이 이월란 2014.05.28 348
976 열쇠 이월란 2013.05.24 347
975 칭기즈칸 이월란 2013.05.24 386
974 가나다라 천사 이월란 2013.05.24 419
973 책이 있는 방 이월란 2013.05.24 353
972 식물인간 이월란 2013.05.24 335
971 세월 3 이월란 2013.05.24 290
970 미로학습 이월란 2013.05.24 235
969 그는 지금, 이월란 2012.08.17 398
968 3293 이월란 2012.08.17 345
967 물속에서 이월란 2012.08.17 451
966 포커 페이스 이월란 2012.08.17 53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