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306
어제:
463
전체:
5,065,736

이달의 작가
2014.10.22 04:17

땅을 헤엄치다

조회 수 208 추천 수 2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땅을 헤엄치다


이월란(2014-9)


나는 일찍이 땅 위에서 숨 쉬고 헤엄치며 살도록 태어났다고 한다. 하지만 웬일인지 살아갈수록 숨이 가빠지고 자꾸만 고꾸라진다. 며칠 내내 엎어져있던 적도 한 두 번이 아니다. 제자리에서 허우적대는 오래된 습관.

어쩌면 나는 물고기였을까. 한 번도 들어가 본 적 없는 물속으로 첨벙 뛰어든다. 지느러미가 없다. 꼬리가 없다. 비늘이 없다. 아가미가 없다. 부레가 없다.

두 팔을 지느러미처럼 움직이며 입술은 아가미처럼 뻐끔거린다. 공기방울들이 코끝에서 날아오른다. 콧구멍이 땅을 향하지 않을 때마다 락스물이 심장을 찌른다. 땅 없는 몸이 기우뚱거릴 때마다 엑스선 사진을 찍을 때처럼 호흡이 멈춘다. 아주 오래.

이대로 죽을 순 없다. 새처럼 날아오른다. 하늘같은 땅 위로.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91 영문 수필 "She Loves Me" 이월란 2014.05.28 287
1490 영문 수필 The Work of Art in the Age of Mechanical Reproduction 이월란 2014.05.28 246
1489 영문 수필 The Korean “Goose Families” 이월란 2014.05.28 289
1488 영문 수필 The Chaos in "Babel" 이월란 2014.05.28 205
1487 영문 수필 “Borderlands and Identities” 이월란 2014.05.28 191
1486 영문 수필 Cajun or Creole? 이월란 2014.05.28 12083
1485 영문 수필 Interview Paper 이월란 2014.05.28 40257
1484 영문 수필 Eating Food, Eating Love 이월란 2014.05.28 232
1483 영문 수필 Burning Bangkok in Frozen Park City 이월란 2014.05.28 261
1482 영문 수필 Where is the Interpreter "In the Penal Colony"? 이월란 2014.05.28 260
» 땅을 헤엄치다 이월란 2014.10.22 208
1480 빈집 이월란 2014.10.22 189
1479 제3시집 요가 이월란 2014.08.25 343
1478 제3시집 처서 이월란 2014.08.25 374
1477 바람이었나 이월란 2014.08.25 185
1476 통곡의 벽 이월란 2014.06.14 247
1475 불면증 이월란 2014.06.14 319
1474 금단의 열매 이월란 2014.06.14 545
1473 견공 시리즈 침묵 (견공시리즈 127) 이월란 2014.06.14 284
1472 영문 수필 "Beauty and the Beast " 이월란 2014.05.28 881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