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88
어제:
213
전체:
5,027,601

이달의 작가
제1시집
2008.05.09 13:20

오줌소태

조회 수 382 추천 수 3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오줌소태



                                            이 월란




손가방에
주머니에
책상 위에
싱크대 위에
침대 머리맡에


질금 질금 지려놓은 파지들
요도를 타고 내리는 오줌발처럼
지리고 또 지려도 돌아서면 또 마려워
주춤대던 악취가 향취로 변할 때까지
여기 저기 지려놓은 주석(註釋) 없는 배설물


오줌길 가렵듯 삶이 지나온 가슴길 여기저기 가려워
싸질러 놓고도 낯뜨거운 삽뇨증에 걸린 여자처럼
무참히도 드러낸 치부가 詩라는 너울을 쓰고
열없게 거리로 나간다
처음 운전하는 아이가 차를 몰고 나가는 걸
지켜볼 때처럼 내어놓고도 마음 조이는 되새김질


늘옴치근에 힘을 주어도 질기게도 배어나오는
노르짱하게 오염된 관념들
지렁이의 배설물은 토양이나마 부드럽게 해준다는데


아래로 아래로 비워도
위로 위로만 차오르는 것들
내 몸 삼킨 흙 씹어 뱉지도 못하고
지렁이가 되어 꿈틀대기만 한다

                              
                                                   2007-07-06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2 제1시집 그대 내게 다시 올 때에 이월란 2008.05.07 702
81 제1시집 잔풀나기 이월란 2008.05.07 570
80 제1시집 바람이 머물다 간 자리 이월란 2008.05.07 544
79 제1시집 세월이여 내 사랑만은 이월란 2008.05.07 537
78 제1시집 장대비 이월란 2008.05.07 527
77 제1시집 의족(義足) 이월란 2008.05.07 521
76 제1시집 푸쉬킨에게 이월란 2008.05.07 510
75 제1시집 동대문 이월란 2008.05.09 485
74 제1시집 마음의 거리(距離) 이월란 2008.05.08 484
73 제1시집 호접몽(胡蝶夢) 이월란 2008.05.09 453
72 제1시집 울초 이월란 2008.05.08 450
71 제1시집 별리동네 이월란 2008.05.07 446
70 제1시집 무통분만실 이월란 2008.05.08 444
69 제1시집 한글교실 이월란 2008.05.07 441
68 제1시집 부음(訃音) 이월란 2008.05.09 428
67 제1시집 삶은 계란을 까며 이월란 2008.05.09 415
66 제1시집 탑돌이 이월란 2008.05.07 412
65 제1시집 사명(使命) 이월란 2008.05.07 412
64 제1시집 수화(手話) 이월란 2008.05.09 409
63 제1시집 부를 수 없는 이름 이월란 2008.05.08 40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Nex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