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소태
이 월란
손가방에
주머니에
책상 위에
싱크대 위에
침대 머리맡에
질금 질금 지려놓은 파지들
요도를 타고 내리는 오줌발처럼
지리고 또 지려도 돌아서면 또 마려워
주춤대던 악취가 향취로 변할 때까지
여기 저기 지려놓은 주석(註釋) 없는 배설물
오줌길 가렵듯 삶이 지나온 가슴길 여기저기 가려워
싸질러 놓고도 낯뜨거운 삽뇨증에 걸린 여자처럼
무참히도 드러낸 치부가 詩라는 너울을 쓰고
열없게 거리로 나간다
처음 운전하는 아이가 차를 몰고 나가는 걸
지켜볼 때처럼 내어놓고도 마음 조이는 되새김질
늘옴치근에 힘을 주어도 질기게도 배어나오는
노르짱하게 오염된 관념들
지렁이의 배설물은 토양이나마 부드럽게 해준다는데
아래로 아래로 비워도
위로 위로만 차오르는 것들
내 몸 삼킨 흙 씹어 뱉지도 못하고
지렁이가 되어 꿈틀대기만 한다
2007-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