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화
이 월란
침방, 뒷간, 찬간, 거처방, 손청방......
권태로운 동선, 거기
발새익은 길 어디쯤에 계안처럼 박혀 있는
오돌도돌 당신의 고집에
영원한 핀트 속 피사체의 폼으로 멍하니
서 있는 가구들은 발이 가려워
연숙한 걸음 사이로 주름 패인 잘디잔
일상의 방식들은 좀이 쑤셔오는데
현관문 너머 진흙 묻혀온 거리의 신발들이 눈에 선해
때론 속되고 싶어
때론 상스럽고 싶어
때론 천박하고 싶어
흔들리는 반목의 육신을 태워보니
담너머 추월을 시도하는 경적소리 요란하고
노숙자들의 천미한 바람조차 신선한데
이눔 저눔에게 맺힌 한(恨) 머리 끝에서 작당을 하는 날
따글따글 볶은 머리로 미장원 문을 나서던 그 늙은 여자
같이 늙어버린 입설교도 노련하게
대성탕 옆 대성미용실 여닫이 문에 삐꺼덕 걸려 있던
발끝에서 돋아나는 환청같은 저음의 목소리
그렇게 싸돌아 댕겨봤자 거기가 거기여
지지바들은 내돌리모 깨지는기라
아무데서나 가랑이는 벌리지 말아야제
2007-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