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8
어제:
150
전체:
5,028,085

이달의 작가
제2시집
2008.05.10 12:38

봄의 가십

조회 수 250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봄의 가십(gossip)


                                     이 월란




꽃들이 혀를 낸다
동속곳* 벗는 미풍에 춘정을 흘리며
땅속의 사생활을 떠벌리기 시작했다
잔동(殘冬)의 스캔들에도 아랑곳없이
꽃주저리 주절주절
저리들 구실이 많았었다고
사치스럽도록 사나운 소문들에
붉으락푸르락 안색이 변하여도
볼그족족한 얼굴을 내쳐 들고
한 시절 흔들어도 보겠다고
한 세상 흔들려도 보겠다고
겨우내 삭인 화려한 침묵을 들고
화수분 가득 화냥끼같은
꽃들의 잡담을 채워
애기먼동*에 터지는 봄날
혓바늘 아리도록
꽃들이 혀를 낸다
                
                             2008-03-17




* 동속곳 : 겨울에 입는 속옷
* 애기먼동 : 이제 막 터오는 새벽 먼동을
                 아기에 비유한 말


?

  1. 할러데이 편지

  2. 꿈꾸는 나무

  3. 바람의 길 4

  4. 아침의 이별

  5. 부메랑

  6. 목소리

  7. 가을짐승

  8. 꽃씨

  9. 봄의 가십

  10. 봄밤

  11. 탈놀이

  12. 휴거

  13. 숲길을 걸으면

  14. 비행정보

  15. 도망자

  16. 포효

  17. 그곳엔 장마

  18. 실종

  19. 바다를 보고 온 사람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Nex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