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8
어제:
223
전체:
5,028,845

이달의 작가
제2시집
2008.05.10 11:11

밤의 초음파

조회 수 305 추천 수 1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밤의 초음파


                                                      이 월란




밤은
또 하나의 생명을 품고 누운 산모의 초음파 사진같아
거대한 태아같은 어둠의 뼈마디마다
삼천갑자를 돌아온 별빛들이 칠보단장을 하고
못다 뱉은 설법으로 지상의 들창마다 집을 짓지
차렵이불 아래 하루해를 탕진한 가슴들을 향해
더불어 밤을 칭얼대고 있지
밤은
흰자위 숨겨진 태아의 검고 슬픈 눈동자 같아
오로라 핀 산정엔
급조된 인연들의 염문이 뿌려지고
밤의 심장부엔
세파에 해고당한 꿈이 팔딱팔딱 숨을 거두지
실어증을 유발하는
매캐한 밤의 유전자를 따라가면
까만 목티를 입은 어둠의 혈관을 따라
깜빡깜빡 불 밝힌 비행기가 목선처럼 떠가고
태아의 둘레 어디쯤에 혓바늘처럼 돋아나
*피꼬알 선 초로의 가슴들, 가슴들
밤의 혈맥 사이로 반야의 넝쿨을 타고
꿈 먹은 어둠이 태동을 시작하면
무통분만실같은 새벽창마다 신음 한줄기 없이
지평선을 찢고 붉은 햇덩이
태중의 모습으로 불쑥불쑥 태어나겠지
                            
                                              2008-01-15  



* 피꼬알 선 : 피가 충혈된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7 제2시집 봄의 가십 이월란 2008.05.10 250
36 제2시집 봄탈 이월란 2008.05.10 276
35 제2시집 부메랑 이월란 2008.07.11 253
34 제2시집 분신 이월란 2008.08.13 217
33 제2시집 붉은 남자 이월란 2008.07.04 352
32 제2시집 비손 이월란 2008.06.21 205
31 제2시집 비행정보 이월란 2008.05.10 245
30 제2시집 빈방 이월란 2008.08.02 282
29 제2시집 사랑 4 이월란 2008.05.10 258
28 제2시집 사육 이월란 2008.05.10 324
27 제2시집 사이클론 이월란 2008.05.10 226
26 제2시집 쇼핑 이월란 2008.07.29 335
25 제2시집 숲길을 걸으면 이월란 2008.07.26 246
24 제2시집 실종 이월란 2008.07.22 238
23 제2시집 아침의 이별 이월란 2008.06.12 253
22 제2시집 여든 여섯 해 이월란 2008.05.10 303
21 제2시집 외로움 벗기 이월란 2008.06.01 225
20 제2시집 입추 이월란 2008.08.08 317
19 제2시집 자해 이월란 2008.09.01 207
18 제2시집 진주 이월란 2008.05.10 29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Nex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