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400
어제:
978
전체:
4,980,460

이달의 작가
제3시집
2011.04.09 02:04

잠수종과 나비

조회 수 497 추천 수 6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잠수종과 나비*


이월란(2011-3)


이 작은 창으로도
전신 마비된 세상이 훤히 보이네
늘어진 입술 밖으로 흘러내리는 침은
바다를 먹고 산 마지막 수액
가슴이 넓고 오색 빛깔이 고운
두 쌍의 날개가
이제야 허물 벗는 소리 들리네
E, S, A, R, I, N, T, U, L**
깜빡
천국의 알파벳이 유서처럼 들릴 때마다
O, M, D, P, C, F, B, V**
깜빡,
잠수종을 짊어진 나비 한 마리
H, G, J, Q, Z, Y, X, K, W**
깜빡,
거대한 감옥을 지고 날아가네
창살을 뚫고 나가는 수만 마리의 기억들이
상실의 악보를 쓰고 있을지라도
내게 탑재된 미사일을 쏘아 볼게
심해의 바닥은 비상을 위한 활주로여서
내가 나비였다는 사실, 을  
이제야 말 할 수 있네
뒤돌아보는 나비 한 마리
결코 그리 거대한 사건이 아니었다네
눈동자만한 창 하나 소리 없이 닫는 것
그대여, 가끔은
자유로이 갇히는 부드러운 감옥을 짓기를
그대여, 오늘도
수많은 나비와 함께 있기를


* 줄리앙 슈나벨의 영화 (The Diving Bell and the Butterfly)
** 언어치료사가 고안한 알파벳 순서



?

  1. 알래스카

    Date2016.08.15 Category제3시집 By이월란 Views97
    Read More
  2. 오래된 단서 / 해설 (유성호)

    Date2016.08.15 Category제3시집 By이월란 Views101
    Read More
  3. 오래된 단서 / 표4글, 시인의 말

    Date2016.08.15 Category제3시집 By이월란 Views65
    Read More
  4. 경매

    Date2015.03.30 Category제3시집 By이월란 Views156
    Read More
  5. 저녁의 내력

    Date2015.03.30 Category제3시집 By이월란 Views142
    Read More
  6. 벽거울

    Date2014.05.28 Category제3시집 By이월란 Views378
    Read More
  7. 당신을 읽다

    Date2014.05.28 Category제3시집 By이월란 Views430
    Read More
  8. 요가

    Date2014.08.25 Category제3시집 By이월란 Views316
    Read More
  9. 처서

    Date2014.08.25 Category제3시집 By이월란 Views346
    Read More
  10. 가을 학기

    Date2013.05.24 Category제3시집 By이월란 Views286
    Read More
  11. 언다큐멘티드 에일리언

    Date2012.08.17 Category제3시집 By이월란 Views452
    Read More
  12. 세일즈 전화

    Date2012.08.17 Category제3시집 By이월란 Views356
    Read More
  13. 개 같은 4 (견공시리즈 124)

    Date2012.08.17 Category제3시집 By이월란 Views233
    Read More
  14. 변경

    Date2012.05.19 Category제3시집 By이월란 Views305
    Read More
  15. 이 남자 2

    Date2012.04.10 Category제3시집 By이월란 Views240
    Read More
  16. 이월란(移越欄)

    Date2012.02.05 Category제3시집 By이월란 Views513
    Read More
  17. 노을 3

    Date2012.01.17 Category제3시집 By이월란 Views302
    Read More
  18. 복사기

    Date2011.12.14 Category제3시집 By이월란 Views320
    Read More
  19. 인형의 눈

    Date2011.09.09 Category제3시집 By이월란 Views467
    Read More
  20. 잠수종과 나비

    Date2011.04.09 Category제3시집 By이월란 Views49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Nex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