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61
어제:
265
전체:
5,022,515

이달의 작가
견공 시리즈
2009.09.12 02:01

토비의 천국(견공시리즈 25)

조회 수 401 추천 수 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토비의 천국 (견공시리즈 25)



이월란(09/09/08)



토비를 입양하러 갔을 때 토비가 100일 동안 살았던 집은
꼭 고아원 같았다
천국으로 가는 계단을 오르기 위해 참고 견디는 각박한 세상 같았다
말티즈 전문 배양소처럼 키친과 거실의 보이는 곳에만 해도
두 세 마리씩 가두어 놓은 오픈 케이지가 구석마다 진을 치고 있었고
갓 태어난 생쥐만한 강아지를 방에서 데리고 나오는 걸 보니
아래층까지 상상할 만했다
토비는 한 배 출생인 누이와 형까지 한 우리에서
어제 싼 똥까지 밟고 뒹굴며 사람손내를 맡곤 미치기 직전이었다
인터넷 사진으로 내게 이미 간택을 받은 토비는
특별대우를 받으며 우리에서 풀려난 것이다
지하 수용소같은 퀴퀴한 냄새 속에
귀가 멍멍해질 정도로 말티즈 포로들이 꺅꺅 짖어대던 그 곳
외톨박이가 되긴 했지만 이젠 똥을 밟고 살지 않아도 되고
외롭긴 하지만 이젠 맘대로 온 집안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되고
도그쇼에 나가기 위해 녹슨 눈물자국 위에 가식의 회칠을 하지 않아도 된
토비는 지금, 진정 행복한 것일까
두고 온 전생같은 생가를 그리워하는 것은 아닐까
인간내가 나지 않는 천국도 인간의 천국일 수 있을까
불행의 씨가 제거된 행복도 진정한 행복일 수 있을까
어둠이 있기에 빛이 감사한 것인데
새우잠 자며 강아지들과 싸우며 뺏어먹던 밥이 그립지나 않을까
말똥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데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4 견공 시리즈 단벌신사(견공시리즈 44) 이월란 2009.10.21 322
43 견공 시리즈 휘파람(견공시리즈 43) 이월란 2009.10.14 458
42 견공 시리즈 개같은2(견공시리즈 42) 이월란 2009.10.14 292
41 견공 시리즈 숨바꼭질(견공시리즈 41) 이월란 2009.10.14 274
40 견공 시리즈 환자 토비(견공시리즈 40) 이월란 2009.10.14 342
39 견공 시리즈 목욕타임(견공시리즈 39) 이월란 2009.10.14 276
38 견공 시리즈 닥터 토비(견공시리즈 38) 이월란 2009.10.11 311
37 견공 시리즈 한숨동지(견공시리즈 37) 이월란 2009.10.08 309
36 견공 시리즈 혼자 노는 사랑(견공시리즈 36) 이월란 2009.10.05 257
35 견공 시리즈 카스트라토(견공시리즈 35) 이월란 2009.10.01 315
34 견공 시리즈 기묘한 족보(견공시리즈 34) 이월란 2009.09.29 379
33 견공 시리즈 이쁜 똥(견공시리즈 33) 이월란 2009.09.29 488
32 견공 시리즈 겨울나기(견공시리즈 32) 이월란 2009.09.23 321
31 견공 시리즈 새벽별(견공시리즈 31) 이월란 2009.09.23 306
30 견공 시리즈 목방울(견공시리즈 30) 이월란 2009.09.19 401
29 견공 시리즈 꽃의 알리바이(견공시리즈 29) 이월란 2009.09.16 402
28 견공 시리즈 바람의 길 5(견공시리즈 28) 이월란 2009.09.16 314
27 견공 시리즈 007 작전(견공시리즈 27) 이월란 2009.09.16 291
26 견공 시리즈 비밀 2(견공시리즈 26) 이월란 2009.09.16 286
» 견공 시리즈 토비의 천국(견공시리즈 25) 이월란 2009.09.12 40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