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54
어제:
267
전체:
5,024,308

이달의 작가
견공 시리즈
2009.10.14 12:35

휘파람(견공시리즈 43)

조회 수 458 추천 수 1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휘파람 (견공시리즈 43)



이월란(09/10/12)




토비랑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휘파람 얘기가 나왔다
토비는 휘파람이 뭐냐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나는 으스대며 휘파람을 보여 주겠다고 했다
불어 본 적이 언제였던가
어릴 때 담벼락을 넘어오던 휘파람 속에는
신기하게도 노래 한 곡씩이 몽땅 들어 있었는데
껌을 딱딱 소리내며 씹고 싶어
우쭐대던 엄마의 입 속을 하루종일 들여다보던 그 때처럼
아무리 입을 오므리고 혀끝으로 청랑한 바람을 뿜어보아도
나의 휘파람은 음치였다
토비의 눈을 악보처럼 읽으며 휘파람을 한 소절 불어 주었다
나의 입김은 여전히 탁하다
토비는 아기새 한마리 숨 끊어질 듯 내 입술에 한 순간 올라 앉자
얼른 혀를 내밀고 아기새를 잡아 먹었다
새소리가 날 때마다 휘파람을 꼴깍 꼴깍 삼켜 버렸다
혼자 빈집을 지킬 때 되새김질 하며 흥얼거릴 수 있도록
나의 따뜻한 입김으로 자장가라도 배부르게 먹여 주고 싶은데
나의 탁한 입김은 여전히
삶의 오선지에 그려진 음표를 읽어내지 못하고 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4 견공 시리즈 뛰어다니는 백지(견공시리즈 9) 이월란 2009.08.01 312
83 견공 시리즈 마흔 다섯 계단(견공시리즈 58) 이월란 2010.03.15 414
82 견공 시리즈 막장드라마 2(견공시리즈 16) 이월란 2009.08.25 350
81 견공 시리즈 말(견공시리즈 110) 이월란 2011.09.09 314
80 견공 시리즈 먹고 죽은 귀신(견공시리즈 13) 이월란 2009.08.25 424
79 견공 시리즈 모자이크(견공시리즈 62) 이월란 2010.05.18 331
78 견공 시리즈 목방울(견공시리즈 30) 이월란 2009.09.19 401
77 견공 시리즈 목욕타임(견공시리즈 39) 이월란 2009.10.14 276
76 견공 시리즈 몸가축(견공시리즈 20) 이월란 2009.09.04 391
75 견공 시리즈 바람의 길 5(견공시리즈 28) 이월란 2009.09.16 314
74 견공 시리즈 백수건달 토비 (견공시리즈 92) 이월란 2011.04.09 358
73 견공 시리즈 벙어리 시인 (견공시리즈 95) 이월란 2011.04.09 409
72 견공 시리즈 보이지 않는 얼굴(견공시리즈 88) 이월란 2011.01.30 395
71 견공 시리즈 불륜(견공시리즈 14) 이월란 2009.08.25 307
70 견공 시리즈 비밀 2(견공시리즈 26) 이월란 2009.09.16 286
69 견공 시리즈 빛방(견공시리즈 116) 이월란 2012.01.17 258
68 견공 시리즈 빛으로 샤워하기(견공시리즈 57) 이월란 2010.03.05 390
67 견공 시리즈 빛의 아들(견공시리즈 49) 이월란 2009.11.25 416
66 견공 시리즈 뻔한 이치 (견공시리즈 102) 이월란 2011.05.10 320
65 견공 시리즈 사생아(견공시리즈 65) 이월란 2010.06.07 36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