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10
어제:
138
전체:
5,029,571

이달의 작가
견공 시리즈
2009.10.14 12:35

휘파람(견공시리즈 43)

조회 수 458 추천 수 1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휘파람 (견공시리즈 43)



이월란(09/10/12)




토비랑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휘파람 얘기가 나왔다
토비는 휘파람이 뭐냐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나는 으스대며 휘파람을 보여 주겠다고 했다
불어 본 적이 언제였던가
어릴 때 담벼락을 넘어오던 휘파람 속에는
신기하게도 노래 한 곡씩이 몽땅 들어 있었는데
껌을 딱딱 소리내며 씹고 싶어
우쭐대던 엄마의 입 속을 하루종일 들여다보던 그 때처럼
아무리 입을 오므리고 혀끝으로 청랑한 바람을 뿜어보아도
나의 휘파람은 음치였다
토비의 눈을 악보처럼 읽으며 휘파람을 한 소절 불어 주었다
나의 입김은 여전히 탁하다
토비는 아기새 한마리 숨 끊어질 듯 내 입술에 한 순간 올라 앉자
얼른 혀를 내밀고 아기새를 잡아 먹었다
새소리가 날 때마다 휘파람을 꼴깍 꼴깍 삼켜 버렸다
혼자 빈집을 지킬 때 되새김질 하며 흥얼거릴 수 있도록
나의 따뜻한 입김으로 자장가라도 배부르게 먹여 주고 싶은데
나의 탁한 입김은 여전히
삶의 오선지에 그려진 음표를 읽어내지 못하고 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4 견공 시리즈 이별 연습(견공시리즈 86) 이월란 2010.12.14 477
83 견공 시리즈 애완(견공시리즈 85) 이월란 2010.12.14 453
82 견공 시리즈 노래하는 똥(견공시리즈 84) 이월란 2010.11.24 438
81 견공 시리즈 제3자의 착각(견공시리즈 83) 이월란 2010.10.29 438
80 견공 시리즈 잠자는 가을(견공시리즈 82) 이월란 2010.10.29 382
79 견공 시리즈 대리견(견공시리즈 81) 이월란 2010.09.06 366
78 견공 시리즈 그저, 주시는 대로(견공시리즈 80) 이월란 2010.08.22 393
77 견공 시리즈 욕慾(견공시리즈 79) 이월란 2010.08.22 393
76 견공 시리즈 역할대행(견공시리즈 78) 이월란 2010.08.22 396
75 견공 시리즈 귀(견공시리즈 77) 이월란 2010.07.09 351
74 견공 시리즈 화풀이(견공시리즈 76) 이월란 2010.07.09 377
73 견공 시리즈 시선(견공시리즈 75) 이월란 2010.06.28 418
72 견공 시리즈 이불(견공시리즈 74) 이월란 2010.06.28 389
71 견공 시리즈 아무도 몰라요(견공시리즈 72) 이월란 2010.06.28 489
70 견공 시리즈 種의 기원(견공시리즈 71) 이월란 2010.06.18 422
69 견공 시리즈 개(견공시리즈 70) 이월란 2010.06.12 416
68 견공 시리즈 동거의 법칙(견공시리즈 69) 이월란 2010.06.07 690
67 견공 시리즈 눈빛 환자(견공시리즈 68) 이월란 2010.06.07 360
66 견공 시리즈 견공들의 인사법(견공시리즈 67) 이월란 2010.06.07 431
65 견공 시리즈 개꿈(견공시리즈 66) 이월란 2010.06.07 41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