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35
어제:
180
전체:
5,032,374

이달의 작가
견공 시리즈
2009.11.11 11:42

토비의 늪(견공 시리즈 46)

조회 수 280 추천 수 2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토비의 늪 (견공 시리즈 47)



이월란(09/11/04)



지구 끝까지라도 따라올 듯 내 발꿈치를 놓치지 않는 토비의 동선이 딱, 잘리는 곳이 있으니 그 냉정한 지점은 바로 지하실로 내려가는 계단 입구이다.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똑같은 높이에 똑같은 카펫인데도 혼자선 결코 한 발도 내딛지 못한다. 엎드린 체념이 영원할 듯 편안해 보이기까지 한다. 안고 내려갈 때조차 오금이 저린 작은 몸둥이가 공포에 질려 있다. 따뜻한 페치카로, 영화 보며 뒹굴던 행복한 추억으로 다진 반년의 세월도 허사다. 아들녀석이 토비를 데리고 내려가 고문이라도 했을까, 토비의 끔찍한 기억을 파헤쳐 보기도 했는데.  


토비를 안고 늪 속으로 내려갈 때마다 곤두서는 내 기억의 등뼈를 토닥여 쓰다듬어 준다. 지상에서 땅속으로 묻혀버린, 앙금처럼 가라 앉은 싸늘한 기억들이 어둠을 먹고 자라는 곳, 내게도 있단다. 결코 내려가고 싶지 않은, 오늘도 따구르르 굴려 떨어뜨려 놓은 고통이 알을 까고 있는 곳, 이별의 뒤안길들이 묻혀 사는 지하실, 내게도 있단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4 견공 시리즈 007 작전(견공시리즈 27) 이월란 2009.09.16 291
123 견공 시리즈 14분간의 이별(견공시리즈 23) 이월란 2009.09.12 280
122 견공 시리즈 IQ 와 EQ(견공시리즈 4) 이월란 2009.05.30 474
121 견공 시리즈 Rent-A-Dog (견공시리즈 123) 이월란 2012.05.19 352
120 견공 시리즈 SOS(견공시리즈 18) 이월란 2009.08.25 369
119 견공 시리즈 UFO(견공시리즈 50) 이월란 2009.12.09 302
118 견공 시리즈 神과 나 그리고 토비(견공시리즈 8) 이월란 2009.07.27 289
117 견공 시리즈 種의 기원(견공시리즈 71) 이월란 2010.06.18 422
116 견공 시리즈 개(견공시리즈 70) 이월란 2010.06.12 416
115 견공 시리즈 개같은(견공시리즈 2) 이월란 2009.05.30 434
114 견공 시리즈 개같은2(견공시리즈 42) 이월란 2009.10.14 292
113 견공 시리즈 개꿈(견공시리즈 66) 이월란 2010.06.07 413
112 견공 시리즈 거지근성(견공시리즈 22) 이월란 2009.09.12 326
111 견공 시리즈 겨울나기(견공시리즈 32) 이월란 2009.09.23 321
110 견공 시리즈 견공들의 인사법(견공시리즈 67) 이월란 2010.06.07 431
109 견공 시리즈 견공은 결코 웃지 않으신다(견공시리즈 6) 이월란 2009.06.10 342
108 견공 시리즈 견생무상 (견공시리즈 118) 이월란 2012.04.10 339
107 견공 시리즈 고요한 반항 (견공시리즈 101) 이월란 2011.05.10 368
106 견공 시리즈 굄(견공시리즈 104) 이월란 2011.05.31 381
105 견공 시리즈 귀(견공시리즈 77) 이월란 2010.07.09 35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