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54
어제:
177
전체:
5,020,412

이달의 작가
견공 시리즈
2009.11.11 11:42

토비의 늪(견공 시리즈 46)

조회 수 280 추천 수 2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토비의 늪 (견공 시리즈 47)



이월란(09/11/04)



지구 끝까지라도 따라올 듯 내 발꿈치를 놓치지 않는 토비의 동선이 딱, 잘리는 곳이 있으니 그 냉정한 지점은 바로 지하실로 내려가는 계단 입구이다.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똑같은 높이에 똑같은 카펫인데도 혼자선 결코 한 발도 내딛지 못한다. 엎드린 체념이 영원할 듯 편안해 보이기까지 한다. 안고 내려갈 때조차 오금이 저린 작은 몸둥이가 공포에 질려 있다. 따뜻한 페치카로, 영화 보며 뒹굴던 행복한 추억으로 다진 반년의 세월도 허사다. 아들녀석이 토비를 데리고 내려가 고문이라도 했을까, 토비의 끔찍한 기억을 파헤쳐 보기도 했는데.  


토비를 안고 늪 속으로 내려갈 때마다 곤두서는 내 기억의 등뼈를 토닥여 쓰다듬어 준다. 지상에서 땅속으로 묻혀버린, 앙금처럼 가라 앉은 싸늘한 기억들이 어둠을 먹고 자라는 곳, 내게도 있단다. 결코 내려가고 싶지 않은, 오늘도 따구르르 굴려 떨어뜨려 놓은 고통이 알을 까고 있는 곳, 이별의 뒤안길들이 묻혀 사는 지하실, 내게도 있단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4 견공 시리즈 대리견(견공시리즈 81) 이월란 2010.09.06 366
63 견공 시리즈 고요한 반항 (견공시리즈 101) 이월란 2011.05.10 368
62 견공 시리즈 SOS(견공시리즈 18) 이월란 2009.08.25 369
61 견공 시리즈 너를 위한 노래 (견공시리즈 100) 이월란 2011.05.10 371
60 견공 시리즈 인간시계(견공시리즈 10) 이월란 2009.08.06 373
59 견공 시리즈 넌 내꺼 (견공시리즈 96) 이월란 2011.04.09 375
58 견공 시리즈 화풀이(견공시리즈 76) 이월란 2010.07.09 377
57 견공 시리즈 기묘한 족보(견공시리즈 34) 이월란 2009.09.29 379
56 견공 시리즈 토비의 말 2(견공시리즈 61) 이월란 2010.04.27 380
55 견공 시리즈 굄(견공시리즈 104) 이월란 2011.05.31 381
54 견공 시리즈 잠자는 가을(견공시리즈 82) 이월란 2010.10.29 382
53 견공 시리즈 토비의 말(견공시리즈 1) 이월란 2009.05.19 389
52 견공 시리즈 이불(견공시리즈 74) 이월란 2010.06.28 389
51 견공 시리즈 빛으로 샤워하기(견공시리즈 57) 이월란 2010.03.05 390
50 견공 시리즈 몸가축(견공시리즈 20) 이월란 2009.09.04 391
49 견공 시리즈 욕慾(견공시리즈 79) 이월란 2010.08.22 393
48 견공 시리즈 그저, 주시는 대로(견공시리즈 80) 이월란 2010.08.22 393
47 견공 시리즈 설거지하는 토비(견공시리즈 56) 이월란 2010.03.05 394
46 견공 시리즈 생각하는 개 (견공시리즈 94) 이월란 2011.04.09 394
45 견공 시리즈 보이지 않는 얼굴(견공시리즈 88) 이월란 2011.01.30 39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