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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아무리 심각한 처지가 되더라도

  오정방
  

살면서 아무리 심각한 처지가 되더라도
사람의 일이란 결코 장담할 것이 못되어서
마지막 한 마디까지는 절대로 삼가할 일이다

두 번 다시 만날 일은 없다거나
살아서는 절대로 있을 수 없다거나  
죽는 한이 있어도 그런 일은 없다거나

원수도 외나무 다리에서 또 만날 수 있고
침뱉고 돌아선 우물의 물을 다시 마실 수도 있고
고된 훈련을 받았던 논산쪽을 향해 거풍을 할 수도 있다

올무가 될 말을 가능한 자제하는 것이
자승자박에서 해방되는 길이기도 하는 것이니
막가는 말까지는 인내하며 끝끝까지 아껴두고 볼 일이다


                           <2005. 12. 9>


  



    ⊙ 발표일자 : 2005년12월   ⊙ 작품장르 : 명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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