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2015.08.17 11:34

동짓날 팥죽

조회 수 8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동짓날 팥죽

오정방



짧을 때보다 밤이 5시간이나 더 긴 동짓날
속까지 다 시원할 동치미를 곁들여
저녁상에 팥죽 한그릇 별미로 올라왔다
설탕을 조금 뿌릴까 말까 하다가
몸에 이롭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올라온 그대로 먹어보기로 했다
맛이 없지 않았다
맛이 참 좋다고는 말하였으나
새 맛에 길들여진 내 혀 탓인가
어린시절에 먹어 보았던 기억 속의
그런 꿀같은 맛은 아닌듯 싶었다
팥죽 속에 틈틈이 박혀 있던 새 알심은
벌써 부화해서 모두 어디로 날아 갔는지
별로 눈에 뜨이지도 않는다
재료도 틀리지 않고 색깔도 비슷한데
옛날과 같은 그 맛은 결코 아니었다

몇 숫갈 뜨기도 전에 갑자기
오래 전 돌아가 다시 손맛을 볼 수 없는
참 인자하셨던 울어머니 생각이 떠올랐다



                      <2005. 1.  5>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4 현대시 8. 월드컵, 에펠탑이 휘청거림을 보았노라 오정방 2015.08.27 79
223 현대시 백로는 보이지 않고 오정방 2015.08.29 79
222 현대시 서설瑞雪 오정방 2015.09.12 79
221 현대시 여보, 나는 당신이 오정방 2015.08.25 80
220 현대시 부지깽이 오정방 2015.08.26 80
219 현대시 기억 속의 가을운동회 오정방 2015.08.29 80
218 현대시 오레곤 연가戀歌 오정방 2015.09.01 80
217 현대시 독도에 눈이 오는데 오정방 2015.08.25 81
216 현대시 봄비가 아프다 오정방 2015.09.16 81
215 현대시 월드컵 16강 진출 좌절, 역시 알프스는 높았다 오정방 2015.08.27 82
214 현대시 사랑은 져주는 것이다 오정방 2015.09.14 82
213 현대시 총 대신 붓을 들고 독도로 간다 오정방 2015.08.17 83
212 현대시 온돌방溫突房 오정방 2015.08.29 83
211 현대시 다 자란 나무 함부로 옮기는게 아니다 오정방 2015.09.24 83
» 현대시 동짓날 팥죽 오정방 2015.08.17 84
209 현대시 곶감 오정방 2015.09.16 84
208 현대시 정치가와 정치꾼 사이 오정방 2015.09.01 85
207 현대시 그래서 마음이 편하다면 오정방 2015.09.10 85
206 현대시 효자손 오정방 2015.08.18 86
205 현대시 동치미 오정방 2015.08.25 86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23 Next
/ 23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7.07

오늘:
1
어제:
2
전체:
193,9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