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깽이
오정방
자세히 살피면 세상에 쓸모없는 것이 어디 있으랴
나 어릴 적 재래식 부엌 한 구석에
화상을 입은 채 비스듬히 누워 있던 부지깽이,
지금 아이들 그 이름조차 생소할 부지깽이
개스오븐도 전기곤로도 연탄불도 없었을 때
나무를 지펴 밥을 짓거나
소죽을 쑤거나 군불을 땔 때는
부지깽이처럼 요긴한게 또 어디 있었으랴
주저없이 제 몸을 태우면서까지
불 속을 두루 두루 살피던 그의 자상한 손길
마침내 때가 되면 주인을 위해
장열히 불 속에 몸을 던져 산화 하던 그,
어릴 적 부엌에서 족히 장난감이 되기도 했던 그가
반 백년도 더 지난 지금 왜 갑자기 생각나는거지?
<2006. 1. 27>
⊙ 발표일자 : 2006년01월 ⊙ 작품장르 : 현대시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44 | 현대시 | 당신이 꽃밭에 있을 때 | 오정방 | 2015.08.18 | 116 |
143 | 현대시 | 나의 망팔望八 | 오정방 | 2015.09.17 | 117 |
142 | 현대시 | 아직도 끝내지 못한 한국전쟁 | 오정방 | 2015.09.25 | 117 |
141 | 현대시 | 미안하다 백운대! | 오정방 | 2015.09.15 | 118 |
140 | 현대시 | 홍시紅枾를 딸 때에는 | 오정방 | 2015.08.29 | 119 |
139 | 현대시 | 걱정마라! | 오정방 | 2015.09.15 | 122 |
138 | 현대시 | 강가에 서서 | 오정방 | 2015.09.10 | 124 |
137 | 현대시 | 너집 앞 | 오정방 | 2015.08.25 | 125 |
136 | 현대시 | 박제 사슴 | 오정방 | 2015.09.08 | 125 |
135 | 현대시 | WBC, 반드시 정상에 우뚝서라! | 오정방 | 2015.09.12 | 127 |
134 | 현대시 | 화살이라도 받아내야 한다!(독일 월드컵 D-3) | 오정방 | 2015.08.27 | 128 |
133 | 현대시 | 상봉相逢과 별리別離 사이 | 오정방 | 2015.09.10 | 128 |
132 | 현대시 | 마중물 | 오정방 | 2015.09.01 | 129 |
131 | 현대시 | 진실과 거짓 사이 | 오정방 | 2015.09.08 | 129 |
130 | 현대시 | 공항 대합실 | 오정방 | 2015.08.12 | 129 |
129 | 현대시 | 과부寡婦, 함부로 부르지 마라 | 오정방 | 2015.08.17 | 129 |
128 | 현대시 | 그녀의 자살自殺은 타살他殺이다 | 오정방 | 2015.09.10 | 129 |
127 | 현대시 | 오, 노! 아이티, 아이티! | 오정방 | 2015.09.15 | 129 |
126 | 현대시 | 영정사진影幀寫眞 | 오정방 | 2015.09.16 | 129 |
125 | 현대시 | 사람 사는 동네 그 어딘들 | 오정방 | 2015.08.18 | 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