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깽이
오정방
자세히 살피면 세상에 쓸모없는 것이 어디 있으랴
나 어릴 적 재래식 부엌 한 구석에
화상을 입은 채 비스듬히 누워 있던 부지깽이,
지금 아이들 그 이름조차 생소할 부지깽이
개스오븐도 전기곤로도 연탄불도 없었을 때
나무를 지펴 밥을 짓거나
소죽을 쑤거나 군불을 땔 때는
부지깽이처럼 요긴한게 또 어디 있었으랴
주저없이 제 몸을 태우면서까지
불 속을 두루 두루 살피던 그의 자상한 손길
마침내 때가 되면 주인을 위해
장열히 불 속에 몸을 던져 산화 하던 그,
어릴 적 부엌에서 족히 장난감이 되기도 했던 그가
반 백년도 더 지난 지금 왜 갑자기 생각나는거지?
<2006. 1. 27>
⊙ 발표일자 : 2006년01월 ⊙ 작품장르 : 현대시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93 | 현대시조 | 이락오비梨落烏飛 | 오정방 | 2015.08.26 | 56 |
392 | 향토시 | 울진소나무를 아시나요? | 오정방 | 2015.08.26 | 91 |
391 | 현대시 | 쥐불놀이 | 오정방 | 2015.08.26 | 163 |
390 | 현대시조 | 정월 대보름 달 | 오정방 | 2015.08.26 | 64 |
389 | 축시 | 승리만이 넘치소서! | 오정방 | 2015.08.26 | 64 |
388 | 현대시 | 보릿고개 | 오정방 | 2015.08.26 | 81 |
387 | 풍자시 | 어느 교수의 몰락 | 오정방 | 2015.08.26 | 67 |
386 | 현대시조 | 심사숙고深思熟考 | 오정방 | 2015.08.26 | 146 |
385 | 현대시 | 어떤 이혼 | 오정방 | 2015.08.26 | 49 |
384 | 현대시 | 입춘立春에게 묻다 | 오정방 | 2015.08.26 | 51 |
383 | 이장시조 | 비밀 | 오정방 | 2015.08.26 | 105 |
382 | 현대시 | 팽이 | 오정방 | 2015.08.26 | 30 |
381 | 현대시 | 다듬이소리 | 오정방 | 2015.08.26 | 104 |
380 | 시 | 왕의 그 여자 / 에스더 | 오정방 | 2015.08.26 | 211 |
379 | 시 | 왕의 그 여자 / 밧세바 | 오정방 | 2015.08.26 | 141 |
» | 현대시 | 부지깽이 | 오정방 | 2015.08.26 | 82 |
377 | 현대시 | 월급봉투 | 오정방 | 2015.08.26 | 246 |
376 | 수필 | 쉽게 풀어 쓴 '어린이 200자 주기도문' | 오정방 | 2015.08.26 | 180 |
375 | 수필 | 쉽게 풀어 쓴 '어린이 300자 사도신경' | 오정방 | 2015.08.26 | 207 |
374 | 시 | 정신없는 세상 | 오정방 | 2015.08.26 | 9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