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2015.08.29 09:04

기억 속의 가을운동회

조회 수 8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기억 속의 가을운동회

  오정방
  

초등학교 유년시절
가을 운동회의 새벽은
설렘 속에 밝아오고
단단히 벼르고 교정에 이르면
만국기는 밤을 꼬박 샜는데도
좀체로 피곤한줄 모르고
바람에 펄럭이며 우리를 반겨주었지

가깝고 먼동네 사람들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던 아니던
일손을 잠시 놓은 채 운동장에 나와서
청군과 백군이 따로 있었지만
무조건 잘하는 아이들에게
함성?nbsp;지르며 신나게 응원했지
뜨거운 박수를 아낌없이 쳐주었지

달음박질을 잘하는 아이들은
누구보다 더욱 신명 났지
인기 종목은 뭐니 뭐니 해도
육상의 꽃 100미터 달리기
상품은 공책이나 연필이었는데
나는 한 번도1등을 한 기억이 없고
상품을 받았는지조차도 까마득하니
3등에도 들지 못했던게 분명한데

간혹 앞서가는 동무 어깨를 잡아당기거나
트랙 안쪽을 좀먹어 달리다가
파울로 탈락된 기억이 있는걸 보면
달리기 실력은 그렇고 그랬나봐

이겨도 좋고 져도 나쁘지 않았던,
상을 타도 좋고 못타도 싫지 않았던
유년 시절의 시골 가울운동회,
날이 저물고 모인 사람들이 다 물러가면
텅빈 운동장엔 함성만 남아있고
만국기는 여전히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지

<2006. 10. 17>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4 현대시 17 오정방 2015.08.27 44
263 현대시 사람 바라보기 오정방 2015.08.27 35
262 현대시 풀벌레 우는 까닭이 오정방 2015.08.27 32
261 현대시 학鶴은 소나무가 아니면 앉지 않는다 1 오정방 2015.08.27 135
260 현대시 잭팟이 터지던 날 오정방 2015.08.27 143
259 현대시 독도, 첫방문 37년 째의 날 오정방 2015.08.27 114
258 현대시 바람은 그물에 걸리지 않는다 오정방 2015.08.29 277
257 현대시 부평초는 땅에 뿌리를 내리지 않는다 오정방 2015.08.29 141
256 현대시 백로는 보이지 않고 오정방 2015.08.29 79
255 현대시 간만에 오시는 비 오정방 2015.08.29 8
254 현대시 갈등葛藤 오정방 2015.08.29 19
253 현대시 홍시紅枾를 딸 때에는 오정방 2015.08.29 119
252 현대시 춤추는 코스모스 오정방 2015.08.29 75
251 현대시 기차역사 주변엔 왜 코스모스가 많은가? 오정방 2015.08.29 137
250 현대시 페달을 밟아주지 않으면 자전거는 굴러가지 않는다 오정방 2015.08.29 51
» 현대시 기억 속의 가을운동회 오정방 2015.08.29 80
248 현대시 춘천 막국수 오정방 2015.08.29 240
247 현대시 바람때문에 오정방 2015.08.29 15
246 현대시 제 자리에 놓아두기 오정방 2015.08.29 71
245 현대시 눈은 바람이 만든다 오정방 2015.08.29 55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23 Next
/ 23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7.07

오늘:
1
어제:
2
전체:
193,9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