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의 가을운동회
오정방
초등학교 유년시절
가을 운동회의 새벽은
설렘 속에 밝아오고
단단히 벼르고 교정에 이르면
만국기는 밤을 꼬박 샜는데도
좀체로 피곤한줄 모르고
바람에 펄럭이며 우리를 반겨주었지
가깝고 먼동네 사람들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던 아니던
일손을 잠시 놓은 채 운동장에 나와서
청군과 백군이 따로 있었지만
무조건 잘하는 아이들에게
함성?nbsp;지르며 신나게 응원했지
뜨거운 박수를 아낌없이 쳐주었지
달음박질을 잘하는 아이들은
누구보다 더욱 신명 났지
인기 종목은 뭐니 뭐니 해도
육상의 꽃 100미터 달리기
상품은 공책이나 연필이었는데
나는 한 번도1등을 한 기억이 없고
상품을 받았는지조차도 까마득하니
3등에도 들지 못했던게 분명한데
간혹 앞서가는 동무 어깨를 잡아당기거나
트랙 안쪽을 좀먹어 달리다가
파울로 탈락된 기억이 있는걸 보면
달리기 실력은 그렇고 그랬나봐
이겨도 좋고 져도 나쁘지 않았던,
상을 타도 좋고 못타도 싫지 않았던
유년 시절의 시골 가울운동회,
날이 저물고 모인 사람들이 다 물러가면
텅빈 운동장엔 함성만 남아있고
만국기는 여전히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지
<2006. 10. 17>
오정방
초등학교 유년시절
가을 운동회의 새벽은
설렘 속에 밝아오고
단단히 벼르고 교정에 이르면
만국기는 밤을 꼬박 샜는데도
좀체로 피곤한줄 모르고
바람에 펄럭이며 우리를 반겨주었지
가깝고 먼동네 사람들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던 아니던
일손을 잠시 놓은 채 운동장에 나와서
청군과 백군이 따로 있었지만
무조건 잘하는 아이들에게
함성?nbsp;지르며 신나게 응원했지
뜨거운 박수를 아낌없이 쳐주었지
달음박질을 잘하는 아이들은
누구보다 더욱 신명 났지
인기 종목은 뭐니 뭐니 해도
육상의 꽃 100미터 달리기
상품은 공책이나 연필이었는데
나는 한 번도1등을 한 기억이 없고
상품을 받았는지조차도 까마득하니
3등에도 들지 못했던게 분명한데
간혹 앞서가는 동무 어깨를 잡아당기거나
트랙 안쪽을 좀먹어 달리다가
파울로 탈락된 기억이 있는걸 보면
달리기 실력은 그렇고 그랬나봐
이겨도 좋고 져도 나쁘지 않았던,
상을 타도 좋고 못타도 싫지 않았던
유년 시절의 시골 가울운동회,
날이 저물고 모인 사람들이 다 물러가면
텅빈 운동장엔 함성만 남아있고
만국기는 여전히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지
<2006.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