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2008 대 청문회 풍경
오정방
이제 1년 밖에는 안남았다 하는 사람들과
아직도 1년씩이나 더 남았다 하는사람들이
같은 하늘아래 함께 살고 있다
얼마남지 않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대통령직을 물러나서는 안되는 일이고
국회를 해산하는 극약처방도 무모한 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그저 지켜볼 뿐
지금으로부터 햇수로 2년 뒤인 2008년,
한 해의 중반을 넘어선 어느 즈음
이름하여 9공 청문회라는 볼거리를
그 때까지 살아 있는 사람들은
텔레비젼을 통해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무렵에 세기의 대 축제인
베이징의 올림픽 경기보다 더 관심이 쏠릴
한국의 엄숙한 청문회장에
무소불위의 대권을 잡았던 만인지상,
헌재에서 불발로 끝나기는 했지만
국회에서 헌정사상 최초로 탄핵을 받아
우리를 적지 아니 혼란케 했던 직전대통령이
유창한 언변을 통하여 자기 변명을 하고
이를 반박하는 의원들이 열변을 토하므로
새로운 청문회 스타가 탄생하는 모습을
아마 우리는 지켜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찾아보면 5년 임기 중에 잘 한 일이 왜 없으랴만
공적을 청문회에 붙이는 경우는 거의 없기에
실정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추궁받기 마련,
애써 통치권 차원이라고 치부한다면
죄라고 정의할 것까지는 없고
그냥 그냥 잘 넘어갈 수도 있겠건만
꾼들은 복수정치에 이력이 나있기 때문에
기어코 열자하면 청문회는 열릴 수 밖에 없다
너무 흔든 탓인가, 대통령 못해먹겠다고
뽑아준 국민을 불안케 한 것은 고사하고라도
햇볕정책을 이어받아 포용정책이란 빌미로
뭉칫돈을 건네줘서 핵폭탄 제조를 도운 죄
386*도 잘 모르는 겁나는 386세대를 앞세워
나라를 붉게 붉게 물들인 죄에 대하여
그는 먼저 호된 질타를 받을 것이다
자유민주주의를 깔아 뭉개고
우방의 은혜를 헌신짝처럼 버린 죄
양극화를 없앤다 하고 더 조장한 죄
집값을 바로잡는다 하고 더 부추긴 죄
고집스런 코드인사로 인하여
국민의 심기를 많이 많이 어지럽힌 죄
천도에 가까운 행정도시 건설시비로
국고 낭비와 국력을 엄청 소모한 죄에 대하여
엄중하고 준엄한 질책을 당할지도 모른다
바로 이 때다 하며 벼르고 있던 선량들,
한껏 인상을 쓰고 흥분도 할 것이다
삿대질을 하고 또 고함도 칠 것이다
아무리 청문회 스타가 되고 싶고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도 좀 참아야지
남이 했다해서 전직 대통령을 향하여
명패를 내던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던진다고 나중에 다 대통령이 된다면
밑져도 본전이니 너도 나도 한 번 던져보라
하면, 우리는 5공 청문회의 저 유명한
어느 한 장면을 반드시 연상하게 되리라
지금도 그렇고 그 때도 이렇게 느낄 것이다
아쉽고 안타깝고 서글픈 일이여
정부수립 60여년에
우리는 왜 존경할만한 퇴임대통령을
한 사람도 갖고 있지 못하는 것일까?
정말 언제쯤에나
참으로 존경받을만한 전직대통령을
단 한 분이라도 우리는 갖게 될 것인가?
< 2006. 12. 6>
*386: 3. 1 독립운동
8.15 조국광복
6.25 한국동란
⊙ 발표일자 : 2006년12월 ⊙ 작품장르 : 풍자시
오정방
이제 1년 밖에는 안남았다 하는 사람들과
아직도 1년씩이나 더 남았다 하는사람들이
같은 하늘아래 함께 살고 있다
얼마남지 않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대통령직을 물러나서는 안되는 일이고
국회를 해산하는 극약처방도 무모한 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그저 지켜볼 뿐
지금으로부터 햇수로 2년 뒤인 2008년,
한 해의 중반을 넘어선 어느 즈음
이름하여 9공 청문회라는 볼거리를
그 때까지 살아 있는 사람들은
텔레비젼을 통해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무렵에 세기의 대 축제인
베이징의 올림픽 경기보다 더 관심이 쏠릴
한국의 엄숙한 청문회장에
무소불위의 대권을 잡았던 만인지상,
헌재에서 불발로 끝나기는 했지만
국회에서 헌정사상 최초로 탄핵을 받아
우리를 적지 아니 혼란케 했던 직전대통령이
유창한 언변을 통하여 자기 변명을 하고
이를 반박하는 의원들이 열변을 토하므로
새로운 청문회 스타가 탄생하는 모습을
아마 우리는 지켜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찾아보면 5년 임기 중에 잘 한 일이 왜 없으랴만
공적을 청문회에 붙이는 경우는 거의 없기에
실정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추궁받기 마련,
애써 통치권 차원이라고 치부한다면
죄라고 정의할 것까지는 없고
그냥 그냥 잘 넘어갈 수도 있겠건만
꾼들은 복수정치에 이력이 나있기 때문에
기어코 열자하면 청문회는 열릴 수 밖에 없다
너무 흔든 탓인가, 대통령 못해먹겠다고
뽑아준 국민을 불안케 한 것은 고사하고라도
햇볕정책을 이어받아 포용정책이란 빌미로
뭉칫돈을 건네줘서 핵폭탄 제조를 도운 죄
386*도 잘 모르는 겁나는 386세대를 앞세워
나라를 붉게 붉게 물들인 죄에 대하여
그는 먼저 호된 질타를 받을 것이다
자유민주주의를 깔아 뭉개고
우방의 은혜를 헌신짝처럼 버린 죄
양극화를 없앤다 하고 더 조장한 죄
집값을 바로잡는다 하고 더 부추긴 죄
고집스런 코드인사로 인하여
국민의 심기를 많이 많이 어지럽힌 죄
천도에 가까운 행정도시 건설시비로
국고 낭비와 국력을 엄청 소모한 죄에 대하여
엄중하고 준엄한 질책을 당할지도 모른다
바로 이 때다 하며 벼르고 있던 선량들,
한껏 인상을 쓰고 흥분도 할 것이다
삿대질을 하고 또 고함도 칠 것이다
아무리 청문회 스타가 되고 싶고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도 좀 참아야지
남이 했다해서 전직 대통령을 향하여
명패를 내던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던진다고 나중에 다 대통령이 된다면
밑져도 본전이니 너도 나도 한 번 던져보라
하면, 우리는 5공 청문회의 저 유명한
어느 한 장면을 반드시 연상하게 되리라
지금도 그렇고 그 때도 이렇게 느낄 것이다
아쉽고 안타깝고 서글픈 일이여
정부수립 60여년에
우리는 왜 존경할만한 퇴임대통령을
한 사람도 갖고 있지 못하는 것일까?
정말 언제쯤에나
참으로 존경받을만한 전직대통령을
단 한 분이라도 우리는 갖게 될 것인가?
< 2006. 12. 6>
*386: 3. 1 독립운동
8.15 조국광복
6.25 한국동란
⊙ 발표일자 : 2006년12월 ⊙ 작품장르 : 풍자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