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2015.08.29 09:05

춘천 막국수

조회 수 24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춘천 막국수


오 정 방



산수가 아름답기로 이름난 춘천에 가면
반드시 춘천 막국수를 한 번쯤 먹어볼 일이다

혹자는 이름이 너무 시골스럽지 않느냐고는 하지만
막국수, 이 얼마나 정감 있고 순수하고 토속적이냐
이름은 그럴듯하나 맛없어 얼굴 찌프리는 것보다야
이름은 좀 그렇더라도 맛이 좋아 되찾게 되는 음식이
차라리 백 번 천 번 낫지 아니하냐

마구잡이로 만들어내는 국수란 뜻인지
지금 막 삶아 내놓은 국수란 뜻인지
어떤 의미로 붙인 이름인지는 정확히 알 길이 없으나
마지막으로 맛을 자랑하는 국수이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 맛 좋기가 정말로 기가 막혀
막국수라는 이름을 붙였을 수도 있었겠다고 생각하고
젖가락으로 몇 번 국수를 휘저은 다음
하얀 메밀꽃밭을 눈앞에 그리면서
훈훈한 강원도 인심에 조금은 고마와 하면서
그릇채로 들어 육수를 좀 마시며 목구멍에 길을 낸 뒤에
잘 훈련된 젖가락짓으로 막국수를 집어 먹는 일이란
참으로 즐겁고 입맛이 도는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춘천에 가서 막국수 한 그릇쯤 꼭 먹어보는 일은
이 향토음식을 개발, 지금까지 잘 보존해 내려온
그 고장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될 것이기도 하므로.

< 2006. 11. 1>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4 현대시 캠프 파이어 오정방 2015.09.08 29
403 현대시 카나다의 반달 오정방 2015.08.12 92
402 현대시 칭구 오정방 2015.09.24 33
401 현대시 칠흑바다 오정방 2015.09.01 24
400 현대시 칠면조 오정방 2015.08.13 57
399 현대시 친구야, 마침내 독도에 이르거든… 오정방 2015.09.24 42
398 현대시 친구란 버림의 대상이 아니다 오정방 2015.09.25 144
397 현대시 충주에 갈 일이 있거들랑 오정방 2015.08.29 208
396 현대시 춤추는 코스모스 오정방 2015.08.29 75
» 현대시 춘천 막국수 오정방 2015.08.29 240
394 현대시 춘우야곡春雨夜曲 오정방 2015.08.17 62
393 현대시 축도의 노래 오정방 2015.09.10 48
392 현대시 추운 겨울이 보인다 오정방 2015.08.25 49
391 현대시 총 대신 붓을 들고 독도로 간다 오정방 2015.08.17 83
390 현대시 체육인 7박송七朴頌 오정방 2015.09.10 76
389 현대시 청춘에 대하여... 오정방 2015.09.16 71
388 현대시 첫눈이 오시려나 보다 오정방 2015.08.17 59
387 현대시 첫눈은 아직 오시지 않고 오정방 2015.08.17 103
386 현대시 착지를 위하여 오정방 2015.08.18 36
385 현대시 차라리 한 줄기 바람이었다고 생각하거라 오정방 2015.09.24 3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3 Next
/ 23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7.07

오늘:
3
어제:
5
전체:
193,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