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
동아줄 김태수
봄바람이 정분 싣고 산장에 온 날이면
젊은 남녀 어둠 깔아놓고 뒹굴곤 했다
군에서 겪은 설움 실어 연적의 머리통을 내리쳤다
내리친 남자의 가슴에서도 분노의 피가 솟았다
두 사내의 피가 엉겨붙자 어둠이 놀라 달아났다
사건 현장엔 그믐달이 철탑에 찢겨 동강 난 채 걸려 있고
걱정 앞세워 휴가나온 아들 뒤따라 온 아버지만 남아
깨질 인생의 조각들 주워 모아 맞춰보고 있었다
징역 3년 집행유예 1년 선고받은 아버지의 빛바랜 삶
제대한 날 울먹이는 아들 어깨 위에서
번뜩이는 병장 계급장이 빛나고 있었다.
-
김태수 약력
-
자작나무 서 있는 도심 냇가[미주문학 12년 여름호]
-
눈꽃[맑은누리문학 13년 신년호]
-
새 봄빛
-
너와 내가
-
콩나물
-
춘정
-
겨울 바다에 눈은 내리고
-
새봄이다
-
부정
-
주객전도
-
돋보기
-
가로등[나성문학 12년 창간호]
-
Salmon caught by fishing pole
-
알래스카에 내리는 눈
-
눈꽃 세상 피우기 위해
-
자강불식(自强不息)
-
삐딱이와 바름이[맑은누리문학 12년 여름호]
-
Paper Coffee cup
-
독이 있는 버섯
-
발가락 양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