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성 / 가을
왜 강물이
어둠 속으로 흐르는가
왜 사람들은
저벅이며 못 올 길을 가는가
어릴 적
잠 설치던 상념들이
눈도 아닌
비도 아닌
진눈깨비로 흩뿌리는 날
왜 계절은
투명한 봄물이었다
얼음 서걱이는 강물이었다
젊음의 숨소리를 유배당하고
가뭄의 갯벌처럼
마디마디 주름만 걸쳤을까
스치는 행인 속
훔쳐본 내 모습이
가슴 절절 맴도는 날
바람 같은
실비 같은
진눈깨비 속에서도
갈 길 선명해
눈물이 핑 도는 날.
★ 홍인숙(Grace)의 인사 ★
진눈깨비 내리는 날
지평
존재함에 아름다움이여
존재의 숨바꼭질
저녁이 내리는 바다
저 높은 곳을 향하여
잠든 바다
작은 들꽃의 속삭임
자화상
인연(1)
인연 (2)
이유 없이 흐르는 세월이 어디 있으랴
이상한 날
이별
이명 耳鳴
음악이 있음에
와이키키에서
오수(午睡)
오늘, 구월 첫날
예기치 못한 인연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