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31
어제:
88
전체:
459,882


2004.07.05 15:47

신기한 요술베개

조회 수 1170 추천 수 15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신기한 요술베개



                홍인숙(Grace)



새벽 세시

알 수 없는 내 안의 비명소리로 일어났다

곤히 잠에 취한 컴퓨터를 깨우고

올망졸망 미명의 길목 기웃거린다

내 이름의 명찰 달고 홀로 밤을 지키는

작은 방들을 돌아보고 편지함에서

이슬 젖은 편지를 꺼내 읽는다

잠든 이웃집 창가에 새벽 입김으로 서성이다

멀어지는 잠의 꼬리를 더듬어 황급히

달리는 시계 바늘을 쫓아간다


싸늘한 외풍이 등줄기 가득 쏟아진다

다시 잠을 청해본다

자야한다는 눌림으로

또 얼마나 많은 뒤척임을 해야 할까

요즘은 시가 써지지 않는다

그 가을 수북이 쌓였던 시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머리만 닿으면 잠 대신 쏟아지는 질기디질긴 상념들

때론 너무 많은 생각들이

한 줄의 자유로움도 용납하지 않는다

날이 갈수록 요술을 부리는 베개만 신기할 뿐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그레이스 2004.08.20 1630
19 축복의 관점 홍인숙(Grace) 2016.10.01 93
18 침묵 1 홍인숙(그레이스) 2005.02.14 586
17 침묵이 필요했던 날 홍인숙(그레이스) 2005.07.31 559
16 키 큰 나무의 외침 1 홍인숙(그레이스) 2006.01.05 732
15 패시피카의 안개 홍인숙(그레이스) 2005.09.14 683
14 풀잎 홍인숙(Grace) 2010.02.01 1052
13 풍경 (風磬) 홍인숙(Grace) 2010.02.01 657
12 하늘 2 홍인숙(Grace) 2016.11.21 113
11 하늘 홍인숙 2002.11.14 447
10 하늘의 방(房) 홍인숙(Grace) 2010.02.01 965
9 한 알의 약에 거는 기대 홍인숙 2004.07.05 579
8 한밤중에 그레이스 2010.01.30 527
7 해 저문 도시 그레이스 2010.02.01 987
6 행복이라는 섬 홍인숙(Grace) 2010.02.01 949
5 행복한 날 홍인숙(그레이스) 2004.10.30 893
4 화관무 홍인숙(그레이스) 2005.09.02 495
3 흔들리는 나뭇잎새에도 우주가 있다 홍인숙(그레이스) 2005.09.14 591
2 흔적 / 드브로브닉 성벽에서 2 홍인숙(Grace) 2016.11.27 144
1 흔적 / 크로아티아의 집시 2 홍인숙(Grace) 2016.11.27 142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Next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