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7
어제:
47
전체:
458,125


2002.11.14 03:21

수술실에서

조회 수 451 추천 수 8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수술실에서



                      홍인숙(Grace)



   이제 곧 나는
   눈을 감을 것입니다.

   천장의 차가운 형광등이
   파도처럼 출렁이면
   난 곧 깊은 잠으로
   빠져들 것입니다

   그것은 생각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입니다

   내가 잠시 다른 숲으로
   기억 못할 산책을 떠나면
   낯선 얼굴들은 순식간에
   내 몸 속에 감춰진
   비밀을 찾아낼 것입니다

   용서하지 못하고 살아온 날들
   속내를 감추고 살아온 실체들

   그들은 한치의 주저함 없이
   나를 들어내어 눈부신
   하늘아래 둘 것입니다

   꼭꼭 숨긴
   그리움 하나만은
   들키고 싶지 않아
   더 늦기 전에
   깨어나야 한다는 것조차
   두려움으로 다가옵니다

   어차피 산다는 것은
   가슴 가득 부끄러움을
   안고 사는 것

   하얀 수술실에도
   달이 떠오릅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그레이스 2004.08.20 1601
19 가로등 홍인숙(Grace) 2016.11.02 69
18 반 고흐의 해바라기 홍인숙(Grace) 2016.11.02 67
17 반 고흐가 그리워지는 날 홍인숙(Grace) 2016.11.02 123
16 비 오는 날 2 홍인숙(Grace) 2016.11.21 215
15 하늘 2 홍인숙(Grace) 2016.11.21 110
14 이명 耳鳴 1 홍인숙(Grace) 2016.11.22 130
13 사랑의 빛 1 홍인숙(Grace) 2016.11.22 117
12 꽃을 보는 마음 1 홍인숙(Grace) 2016.11.22 197
11 흔적 / 크로아티아의 집시 2 홍인숙(Grace) 2016.11.27 140
10 흔적 / 드브로브닉 성벽에서 2 홍인숙(Grace) 2016.11.27 142
9 까치 2 홍인숙(Grace) 2016.12.03 128
8 빙산 氷山   1 홍인숙(Grace) 2016.12.03 85
7 나목 裸木의 새 3 홍인숙(Grace) 2016.12.03 165
6 가을, 떠남의 계절 2 홍인숙(Grace) 2016.12.03 190
5 사라지는 것들의 약속    9 홍인숙(Grace) 2016.12.11 386
4 내 소망하는 것 3 홍인숙(Grace) 2017.01.23 186
3 아침의 창 5 홍인숙(Grace) 2017.01.23 202
2 나와 화해하다 8 홍인숙(Grace) 2017.02.04 307
1 눈부신 봄날 8 홍인숙(Grace) 2018.04.02 348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Next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