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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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아가 부활

2016.12.05 10:03

최선호 조회 수:28

 

 

부활

                                   최선호


죽음을 넘어

내게로 오십니까

사흘 주검이셨던

주님

베들레헴 외양간 구유에서

아리마대 요셉 무덤에까지

칼날 위를 걸으시어 

흐트러짐 없는 핏자국을 그으시고

쏜살같이 죽음을 뚫어

내게로 오시는 이

주님께서 사심으로 나도 살아

영생에 이르는

외길 목숨의 동반자

주님께서 진정

지금 내게로 오십니까

내게는 외양간 말구유도 없고

비워놓은 무덤도 없이

주님 흘리신 핏자국 한 발짝도 따르지 못한

다만 밤 깊은 어둠뿐인데

그래도 주님은

내게로 오십니까 

주님이 쓰신 가시면류관

주님의 살에 박힌 대못

주님의 옆구리를 찌른 창

주님을 후려친 회초리는

모두 나의 것이었습니다

제비 뽑아 차지한 주님의 옷자락조차

잃어버린 지 오래인데

그래도 주님은 지금 내게로 오십니까 

죽음에서 다시 살아

그 맑고 고운 영의 몸으로

해처럼 밝게 오시는 주님

지금

이 죄인 가슴의 밤을 씻기시어

다시 열리는 새 아침은 오직

주님의 마음입니다                     


<목사, 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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