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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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아가 백사장에서

2016.12.05 12:53

최선호 조회 수:4

 

 

백사장에서



억 천만 번 깨져서도

오히려 견고한 침묵으로

바람보다 낮은 자리를 찾아

바닷가에 나와 앉았다


입김만 스쳐도 부어오르는 살갗

밟으면 사각사각 소리뿐인 이 외로움

순수의 그 속살이 보일 때까지 씻겨진

홀로의 목숨


켜켜로 쌓인 설움을 달래는

물살을 옆에 두고도

목마름으로 타는 대낮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들이

햇볕에 반짝이고 있다


이제 무엇이 더 그리우냐

들려다오

들려다오

고운 빛 알로 남기까지

무너져 내리던 생애의 가슴에

불던 바람의 울음 섞인 소리를

들려다오


억 천만 번 깨져서도

오히려 견고한 침묵으로

바람보다 낮은 자리를 찾아

바닷가에 나와 앉은 그 의미를

아직은 아는 이가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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