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06 13:35
이 세상 끝에 서서
꽃이 되고 싶다
눈 속에 묻혀 잠든
내 유년의 달빛과
저녁노을 타고 도는 가난한 생애를
잎으로 피우는
꽃이 되고 싶다
만져 주는 이 없어도
비바람 지나는 언덕에
아직 끝나지 않는 노래로 남아서
목청껏 부르며
평생을 나부끼고 싶다
친구여!
나 떠난 후에
비문도 새기지 말고
시문도 남기지 말아다오
살아서 한 고생 죽은 후에
세상 비바람 풍상을 또
겪게 하고 싶지 않으이
바람을 만난 구름이면 어떠랴
구름을 만난 바람이면 어떠랴
잠시 사르고 떠나는
붉고 고운 사랑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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