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만에 만나서
반세기만에 찾은 고향
소학교 때 급우 재섭을 만나
너 술 한 잔 해라 하기에
나 술 못해 했더니
그럼 담배나 한 대 피우려므나 하기에
담배도 안 피워 하자
그 친구 하는 말
너 사람 버렸구나 하더군
그래가지고야
반세기동안 쌓인 회포를 어떻게 풀잔 말이냐며
눈물 그득 한숨을 쉬더군
그와 나는 순두부 한 그릇씩 비우고
기약 없이 헤어졌다
반세기만에 만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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