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07 06:43
무심코 펴 든 시집 속에서
무심코 펴든 시집 속에서
만난 당신은
봄비를 맞고 섰는 들꽃나무
발가벗은 알몸에 순백의 물기가 흐르고
범치 못할 씨와 날로 짜 느린 살결
물 오른 가지 사이 반쯤 가린
여류시인아
시를 어렵게 쓰지 않고
쉽게는 더 쓸 줄 모르지마는
쉬운 말로 쓴다고 쉬운 시가 아니라더니
두어 서넛 돋아난 아기 이빨처럼
종이 위에 놓여진 몇 개 낱말로
겨울 산같이 얼어붙은 이 가슴속에
흥건히 풀리는 강물을 놓는다야!
그대 죽어 풀리는 설움
밤마다 끊어내던 붉은 핏줄은
이렇게 변하여 사랑으로 오는가
그래, 두고 사랑이거라
무심코 펴 든 시집 속에서
만난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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