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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운문 서정주의 <신부> 를 보며

2016.12.08 11:24

최선호 조회 수:379

 

 

서정주의 <신부> 보며

 

 

오래 그날 그때

관악산 아래 예술인 미당댁 그늘

미당과 내가 마주 앉아

미당은 죽어서 되어

관악 중턱 어디쯤 다수굿 놓인

장명등 돌가슴께 소복소복 쌓였다가

내리면 흠씬 젖고

바람이면 흩날려서

서정주의 자취는 아주 없어지는 거야

그런 말씀 유언 듣듯 들으면서

온전히 佛心이구나 싶었는데

어느덧 세상 떠나, 재는 커녕

전북 고창 선영에 누워만 계시니

아마 나도 그짝 날까 몰라

그렇게 누워 계시다가

다시 회갑 진갑 지난 날에

미당의 <신부>

그때서야 매운 재가 되어

폭삭 내려 앉아 버릴까

초록 재와 다홍 재로 내려 앉아 버릴까

그때서야 매운 재가 되어

폭삭 내려 앉아 버릴까

초록 재와 다홍 재로 내려 앉아 버릴까

몰라 몰라 몰라  .

산화한 촉루를 바람 속에 날리려 했을 거야

아마 나도 그짝 날까 몰라

창조주께로 가는

가장 낮은 자릴 더듬으며

나도 그짝 날까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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