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의 문학서재






오늘:
0
어제:
3
전체:
281,125

이달의 작가

운문 오늘 쓴 시

2016.12.08 12:30

최선호 조회 수:118

 

 

오늘 쓴 시

 

 

 

서울 마포구 공덕동 301 번지

국화 만발한 그 집에

미당이 살고 있었다

 

1958년 어느 날

나 혼자 미당 앞에 앉아 있을 때

미당은 웃음 밴 입술을 꽃닢 벌듯 열어

 

깊은 산 속 고요한 옹달샘을 만나면

그 샘에 괸 물은 모두 맑아만 보이겠지

그러나 그 맑은 안에 더 맑은 부분이 있어

정갈히 씻긴 조롱박을 기울여 떠내듯

세상사 중에 그런 부분을 물 뜨듯 떠서

때 묻지 않은 언어에 그득 붓는 거야  

 

이 말에 금방이라도 그런 글을 쓸 듯하여

그날부터 반세기를 더 넘게 기울인 세월에

그 맑은 샘물은 떠지지 않아

하냥 기다려 서 있는데

아니야 진정 아니야

그 맑던 물은 마른지 이미 오랬고

옹달샘 그득 이끼만 무성하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1 거룩한 밤에 최선호 2016.12.06 4
130 십자가 예수 최선호 2016.12.06 4
129 슬픔 최선호 2016.12.06 4
128 낙조 최선호 2016.12.06 4
127 전쟁, 그때 나는 최선호 2016.12.06 4
126 장마 최선호 2016.12.06 4
125 최선호 2016.12.06 4
124 어항풍경 최선호 2016.12.06 4
123 꽃과 별 사이에는 최선호 2016.12.06 4
122 바위 최선호 2016.12.06 4
121 그믐달 최선호 2016.12.06 4
120 노을 최선호 2016.12.06 4
119 어루만지는 것 최선호 2016.12.07 4
118 새해 첫 날 최선호 2016.12.07 4
117 목욕 후 한참은 최선호 2016.12.07 4
116 기도 II 최선호 2016.12.07 4
115 세월 최선호 2016.12.07 4
114 가을에 최선호 2016.12.07 4
113 길을 가다가 최선호 2016.12.07 4
112 고향유감 II 최선호 2016.12.07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