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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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시평>

 

내가 아는 남자


안선혜(安先蕙)

여류시인, 경남 마산 출생, 미주시문학회 회원 〈순수문학〉등단,〈카톨릭 월보〉신인상, 재미시인협회 회원


고향이 해남이랬지

우수영 하얀 파도

가슴이 철석이면

속울음 우는 사람

미국 땅 문턱 높아

삼국으로 돌아서 월장한

간 큰 남자

영주권 없어 부모장례 못 갔고

미아리 처자식 눈에 밟혀

눈물을 기름 삼아

하얗게 밤을 태웠다던 그

이별 곱빼기로 먹고도 허기진 가슴

불심에 잡혀서 뜨겁게 타고 있네

소갈머리 주변머리 베레모로 멋을 내고

문학의 길 법사의 길 새파란 신입생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도 무색할

고뇌에 찬 이 남자

속은 나도 모르오

                      -안선혜의〈내가 아는 남자〉전문

해설

미주 이민 백주년기념/이민을 주제로 한 詩 모음/재미시인 작품집〈外地〉13호에서 안선혜 시인의 작품을 발췌하였다. 이민 100주년을 맞으면서 이민의 특색이 농후한 작품으로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3연 19행의 현대 자유시(내재율)로 구성된 이 시는 이민자의 아픔과 낭만을 한 눈으로 볼 수 있는 서정시이다. 기(起) 서(敍) 결(結)의 3단 짜임이 원만하다. 쉽게 읽혀지면서도 정감어린 해학까지 곁들여 피로감을 주지 않고 잔잔한 감동으로 번진다. 시어의 선택도 무리 없이 순조로운 편이다. 여기서 우리는 모국인이 모르는 이민자의 또 다른 아픔을 실감한다. 해남을 고향으로 두고 신분 없이 떠도는 방랑자의 모습이 역력하다. 부모 장례까지 참석을 못하는 사람-이런 입장이야말로 이민자의 입장이 아니겠는가. 끝 행의 “속은 나도 모르오”는 누가 누구의 속을 모른다는 표현인가. 일반적으로는 시인이 이민자의 속을 모른다는 뜻으로 보아지지만 다시금 우리의 눈을 끌게 하는 표현이 아닌가? 제목과 대비된 표현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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