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12 15:04
죽음, 그 뒤에 오는 것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나 아닌 남을 위해 바쳤다면 그보다 귀한 일은 세상에 다시없다. 한 번밖에 없는 죽음이기에 더 없이 귀하고 그토록 귀하기 때문에 되돌릴 수 없는 일인가 보다.
채 피기도 전에 꺾이는 꽃처럼 싱그럽게 자라오르던 젊은이가 약관을 막 지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에겐 고마운 부모가 있고 귀여운 여동생도 있다. 이 단란한 가정에 없어서는 안 될 재성 군이 슬픔의 공허를 남기고 우리 동포들의 가슴속에 비장한 결심을 심고 우리 이민사에 뜨거운 핏자국으로 배어들었다.
그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통곡, 절규도 잊은 채 눈을 감고 말았다. 그래서 지금 아픔이 강물처럼 우리들 사이를 흐르고 있다.
그러나 먼저 간 젊은이는 이렇게 외칠 것이다.
'동포들이여! 슬픔에서 일어나시오. 1세로부터 2세 3세... 대대로 우리 얼의 능선을 이루어 그 길로 당당히 질주하시오. 그리고 보다 강하고 뜨겁게 뭉치시오. 지금은 서러워 할 때가 아닙니다.'라고.
그러므로 그의 죽음은 영영 죽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죽어서 살아 오르는 민족정기의 깃발이다.
어느 인종을 위한 총알받이나 되려고 이 땅을 찾은 자는 아무도 없다. 그들의 들러리 격으로 살고 있는 자도 물론 없다. 같이 모여 도우며 함께 자유와 평화를 나누기 위해 뼈를 깎는 고생도 달게 참고 일을 해왔다.
그런데 순식간에 재산과 일터를 빼앗고 심지어 목숨까지 앗아갔다. 어찌하면 좋을지 모를 심각한 고통의 자리에 갇힌 순간, 우리들의 바닥에서 일어나는 빛의 소리를 들었다. 진실 용기 질서 단결을 분명히 보았다. 지난 1일, 로스앤젤레스 평화대행진에서 우리들의 뜨거운 가슴을 확인했다.
이 땅에 다시금 방화 약탈 살인의 마수가 날뛴다 해도 지키고 견디는 힘, 우리를 돌아볼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들을 측은히 여기는 사랑스런 선구자의 모습으로 변하는 열기가 여기 저기서 피어나고 있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는 죽음 후에 부활하시고 승천하셨다. 그러므로 죽음은 끝이 아님을 믿는다. 죽음 이전에 알지 못했던 귀한 것을 우리에게 깊이깊이 깨우쳐 준다.
나무가 낙엽을 떨구면 새 봄에 새 잎이 돋아나는 의미를 이제야 좀 알 것 같다. (1992.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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