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16 13:24

엉뚱한 가족

조회 수 22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엉뚱한 가족/강민경


    
햇빛 밝은
알라모아나* 공원 푸른 잔디밭에 앉아
점심을 꺼내는데
작은 새 한 마리 저만큼에서
머리통 갸웃거리는 재롱이 한참 귀엽다
사실은 내가 그들을 불러들였다

고소한 밥 냄새 따라온  
비둘기 두서너 마리
목 깃털 빳빳이 치켜세운
뾰족한 부리에 채워 팍팍한 힘
콕콕  
사납게 작은 새를 쫓아낸다

암비둘기와  아기 새들에게
어서들 와서 먹으라는 신호였는가!
금방 먹어 치울 듯
입으로 조물 조물 요리를 끝내자
이리 쪼르르 저리 쪼르르
앞 다퉈 배 불리고
어느새
아버지의 울타리 밖 언제였냐는 듯
오글오글
어머니 포근한 날개 밑을 파고드는
그쪽 보다는

부스러기라도 감사히 받는
작은 새의 세상에 위로를 얻는
우리는 모두
엉뚱하지만
한 가족으로 평화롭다



                      *        알라모아나: 하와이 바닷가에 있는 = 공원 명.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47 밤비 하늘호수 2016.06.10 226
746 상현달 강민경 2017.11.20 226
» 엉뚱한 가족 강민경 2014.11.16 225
744 불꽃 나무 강민경 2015.12.26 225
743 어머니의 소망 채영선 2017.05.11 225
742 그만큼만 작은나무 2019.05.15 225
741 노숙자의 봄 바다 강민경 2018.04.11 224
740 듣고 보니 갠찮다 강민경 2019.04.10 224
739 정용진 시인의 한시 정용진 2019.05.17 224
738 남은 길 1 헤속목 2022.01.26 224
737 봄 배웅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4.20 224
736 낯 선 승객 박성춘 2015.06.15 223
735 가을 퇴고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0.19 223
734 밑줄 짝 긋고 강민경 2019.08.17 223
733 옥양목과 어머니 / 김 원 각 泌縡 2020.05.09 223
732 그늘의 탈출 강민경 2014.10.04 222
731 입춘(立春) 하늘호수 2017.02.15 222
730 들꽃 선생님 하늘호수 2016.09.07 222
729 입춘대길(立春大吉)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2.08 222
728 미리준비하지 않으면 강민경 2016.01.26 221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