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23 21:22

손안의 세상

조회 수 29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손안의 세상 / 성백군
                                                                                            

손을 펴면 세상이 보여요
손바닥에는 길이 있고 강이 있고
손금들이 다 지나온 길이고 남은 여정이네요
오므리면 계곡, 참 깊어요

생명선 결혼선 운명선
어느 것 하나 성한 것이 없네요
갈라지고 끊기고 또다시 이어지고, 험한 세상
잘 견디며 왔네요
사느라 바빠서 그게 고생인 줄 모르고 살아온 덕에
바닥에는 굳은살이 배겨서
반들반들, 빛나는 곳도 있네요

운명이라는 것 있나요?
혹, 있다면 피해 갈 수 있었을까요?
안다면, 불도저로 모퉁이를 밀어 여울물을 없애고
시멘트를 발라 웅덩이를 내쫓고---
벌써 세상 끝났겠죠
지문조차 밀어버렸을 테니까요

하늘에도 점성술이 있다는데
알려고 힘쓰는 것이 사는 것보다 어려워서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더니
별들이 손바닥에 내려와 뜨네요
손금과 손금이 만나 별이 된 곳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면
이야기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거리고
내 있는 자리를 찾아, 살 궁리하다 보니
어느새 동이 틔네요

    
*시마을 작가회 2013년 10월의 詩 선정
           554 - 09272013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86 적토(積土)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7.09 4
985 가지 끝 나뭇잎 하나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7.02 21
984 땅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6.25 23
983 나뭇잎 파동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6.18 26
982 꽃가루 알레르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6.11 27
981 신록의 축제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6.04 37
980 그네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5.22 43
979 꽃은 다 사랑이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5.14 51
978 호수 위에 뜨는 별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5.28 58
977 봄 그늘 하늘호수 2018.03.21 60
976 낙화의 품격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6.08 64
975 정월 대보름 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3.05 67
974 파도의 고충(苦衷)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1.27 67
973 다이아몬드 헤드에 비가 온다 강민경 2019.05.04 69
972 우리 모두가 기쁘고, 행복하니까!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12.07 69
971 저 흐느끼는 눈물 - 김원각 泌縡 2020.02.27 69
970 참회 1 유진왕 2021.07.22 69
969 볏 뜯긴 수탉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3.23 71
968 또 배우네 1 유진왕 2021.07.29 71
967 별처럼-곽상희 1 file 곽상희 2021.02.26 7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