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새집 / 천숙녀
흰 차일이 산허리를 덮었다
여든 여섯
그리도 꿋꿋하시던 생애
흙덩이에 덥혀 답답해 어찌 하실까
차곡차곡 겹쌓은 나날
기쁨과 노여움과 흐리고 맑은 모든 것
붉은 천 쪼가리의 명정銘旌 한 장에
영양潁陽 ‘千公 鎬子 昶子’
이렇게 묻힘으로 끝이라니
침구철학인鍼灸哲學人의 불꽃이던 삶
눈물바다의 일엽편주一葉片舟 아니면
구름 꽃길 가시느라 꽃가마 타신 걸까
큼지막하게 참을 인忍 자를 쓰셔
벽에 붙여주시곤 성큼성큼 돌아서 가신 아버지
참을 인忍자 획 하나에 배어있는 혈맥血脈은
끓어오르는 부정父情의 깊은 샘물
우물가를 휘덮은 하얀 천의 차일
그 끝자락 휘감는 바람이 아프다
부디 새집에 드신 아버지로부터
“이제는 참 편안 하구나” 라는 편지가
곧 올 것만 같다
|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272 | 시 | 나뭇잎에 새긴 연서 | 강민경 | 2016.07.16 | 233 |
| 271 | 시 | 나뭇잎 파동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6.18 | 30 |
| 270 | 시 | 나뭇잎 자서전 | 하늘호수 | 2015.11.24 | 309 |
| 269 | 시 | 나무 요양원 | 강민경 | 2014.01.23 | 340 |
| 268 | 시 | 나무 뿌리를 보는데 | 강민경 | 2018.10.08 | 157 |
| 267 | 시 | 나무 뿌리를 밟는데 | 강민경 | 2018.04.24 | 103 |
| 266 | 시 | 나무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2.25 | 144 |
| 265 | 시 | 나목의 열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2.13 | 105 |
| 264 | 시 | 나목의 겨울나기 전술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12.26 | 111 |
| 263 | 시 | 나목의 가지 끝, 빗방울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5.23 | 255 |
| 262 | 시 | 나목에 핀 꽃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1.13 | 111 |
| 261 | 시 | 나목에 대해, 경례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12.31 | 101 |
| 260 | 시 | 나목(裸木)의 울음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12.24 | 92 |
| 259 | 시 | 나목(裸木) - 2 | 하늘호수 | 2017.11.03 | 280 |
| 258 | 시 | 나를 먼저 보내며 | 강민경 | 2018.10.21 | 222 |
| 257 | 시 | 나도 보여 주고 싶다 / 김원각 | 泌縡 | 2020.03.06 | 99 |
| 256 | 시 | 나는 외출 중입니다/강민경 | 강민경 | 2019.05.23 | 89 |
| 255 | 시 |
나는 시를 잘 알지 못합니다
|
유진왕 | 2022.07.05 | 136 |
| 254 | 시 | 나는 네가 싫다 | 유진왕 | 2022.03.06 | 154 |
| 253 | 시 | 나그네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9.14 | 8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