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 성백군
바람 불면
부는 대로 휘는 나무
언뜻 보면 굽실거리는 것 같지만
바람 지나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다시 일어선다
비굴이라
함부로 말하지 말라
네 아비도 어미도 그렇게 하며
너를 키웠고, 저 아름드리 정자나무도
수천만 번을 고개 숙여
숲을 이루었느니
꺾이는 것보다는
굽히는 것이 났고
죽는 것 보다는 사는 것이 이기는 것이니
굽히고 일어서고 굽히고
바람이 지쳐 주저앉을 때까지
굽히고서는 것을 반복하는 나무
제 몸에 붙은
수천만의 잎사귀들을 위하여
제 한 목숨 휘는 것이니
626 - 08292014
시
2014.10.01 21:08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조회 수 183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30 | 시 | 몽돌과 파도 | 성백군 | 2014.02.22 | 379 |
429 | 시 | 못난 친구/ /강민경 | 강민경 | 2018.07.17 | 100 |
428 | 시 | 몸살 앓는 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4.09 | 89 |
427 | 시 | 몸살 앓는 닦달 시대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2.20 | 105 |
426 | 시 | 몸과 마음의 반려(伴呂) | 강민경 | 2015.06.08 | 298 |
425 | 시 | 몰라서 좋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11.16 | 82 |
424 | 시 | 목백일홍-김종길 | 미주문협관리자 | 2016.07.31 | 344 |
423 | 시 | 모퉁이 집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5.14 | 128 |
422 | 시 | 모래의 고백(연애편지) | 강민경 | 2018.02.20 | 139 |
421 | 시 | 모래의 고백<연애편지> | 강민경 | 2014.06.22 | 440 |
420 | 시 | 모둠발뛰기-부부는일심동체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1.06.15 | 103 |
419 | 시 | 멸치를 볶다가 | 하늘호수 | 2016.10.10 | 334 |
418 | 시 | 면벽(面壁) | 하늘호수 | 2016.06.21 | 235 |
417 | 시 | 멕시코 낚시 1 | 유진왕 | 2021.07.31 | 138 |
416 | 시 | 멈출 줄 알면 | 강민경 | 2015.09.06 | 159 |
415 | 시 | 먼저와 기다리고 있네! - 김원각 1 | 泌縡 | 2020.04.01 | 154 |
414 | 시 | 먼저 와 있네 1 | 유진왕 | 2021.07.21 | 76 |
413 | 시 | 매실차 1 | 유진왕 | 2021.07.20 | 151 |
412 | 시 | 망할 놈의 성질머리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2.01.25 | 130 |
411 | 시 | 맛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 1 | 유진왕 | 2021.07.28 | 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