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09 19:19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조회 수 19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가시나무에 꽃이 피었다

꺾고 싶은데 가시가 있어 망설이다가

꽃 속 꿀을 따는 벌을 본다

 

벌은 꽃에서

노동자로 꿀을 열심히 따 모으지만

종내에는 사람에게 다 빼앗기고

정작, 제 것은 없을 텐데

꿀 따는 동안 남은 달콤한 맛에 취해

무아지경이다

 

사람들은, 죽을 때는

하나도 가지고 가지 못하면서도

강도처럼 벌이 모아 놓은 꿀을 다 빼앗는다

더 많이 가지려는 고리대금업자 같은 습성을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

 

비록 가난하지만

그래서 장래가 암담하지만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현실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사는

저 벌의 생애가 참삶 아닌가

 

가시나무꽃 속에서

꿀을 따는 벌, 그 재주가 좋다

세파에 휘둘리는 일 없이

열심히 일하는 벌에게는 못 당하겠다

가시도 비켜선다  

지금의 나를 지키는 것 같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26 장맛비의 성질/강민경 강민경 2019.10.09 124
425 남편 길들이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0.11 138
424 단풍든 나무를 보면서 강민경 2019.10.11 109
423 가을 총총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0.18 157
422 개망초 꽃이 나에게 강민경 2019.10.22 151
421 코스모스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0.25 94
420 늦가을 잎 , 바람과 춤을 강민경 2019.10.25 126
419 바다는, 생욕이지만 사람들은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1.01 126
418 엄마는 양파 강민경 2019.11.06 308
417 길 떠나는 가을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1.08 187
416 일상에 행복 강민경 2019.11.09 127
415 아름다운 마음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1.15 331
414 당신은 내 밥이야 강민경 2019.11.19 204
413 풍경(風磬) 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1.22 132
412 하와이 등대 강민경 2019.11.22 130
411 겨울 문턱에서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2.03 206
410 저 건너 산에 가을 물드네!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12.04 193
409 가슴 뜨거운 순간 강민경 2019.12.06 139
408 우리 모두가 기쁘고, 행복하니까!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12.07 69
407 겨울, 담쟁이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2.10 145
Board Pagination Prev 1 ...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