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09 19:19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조회 수 20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가시나무에 꽃이 피었다

꺾고 싶은데 가시가 있어 망설이다가

꽃 속 꿀을 따는 벌을 본다

 

벌은 꽃에서

노동자로 꿀을 열심히 따 모으지만

종내에는 사람에게 다 빼앗기고

정작, 제 것은 없을 텐데

꿀 따는 동안 남은 달콤한 맛에 취해

무아지경이다

 

사람들은, 죽을 때는

하나도 가지고 가지 못하면서도

강도처럼 벌이 모아 놓은 꿀을 다 빼앗는다

더 많이 가지려는 고리대금업자 같은 습성을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

 

비록 가난하지만

그래서 장래가 암담하지만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현실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사는

저 벌의 생애가 참삶 아닌가

 

가시나무꽃 속에서

꿀을 따는 벌, 그 재주가 좋다

세파에 휘둘리는 일 없이

열심히 일하는 벌에게는 못 당하겠다

가시도 비켜선다  

지금의 나를 지키는 것 같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90 길 떠나는 가을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1.08 190
589 안아 보고 싶네요! / 김원각 泌縡 2020.04.23 190
588 봄꽃, 바람났네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5.11 190
587 태아의 영혼 성백군 2014.02.22 189
586 황홀한 춤 하늘호수 2016.02.29 189
585 산기슭 골바람 하늘호수 2018.01.04 189
584 얹혀살기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8.17 189
583 기상정보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1.22 189
582 내가 세상의 문이다 강민경 2014.10.12 188
581 어떤 생애 하늘호수 2017.01.20 188
580 7월의 생각 강민경 2017.07.07 188
579 미루나무 잎사귀가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0.23 188
578 카멜리아 꽃(camellia flawer)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3.04.09 188
577 감기 임 강민경 2016.04.10 187
576 초여름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6.10 187
575 닭 울음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02 187
574 어느새 비 그치고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5.14 187
573 바람산에서/강민경 강민경 2018.08.13 187
572 이스터 달걀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4.26 187
571 12월을 위한 시 - 차신재, A Poem for December - Cha SinJae 한영자막 Korean & English captions, a Korean poem 차신재 2022.12.20 186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