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06 04:43

미루나무 잎들이

조회 수 32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미루나무 잎들이 /강민경

 

 

창밖, 건물과 건물 사이

바람에 몸을 뒤채며 팔랑거리는

미루나무 잎 반짝이는 모양이

다이아몬드가 뻗어 내는 크고 작은

빛 알갱이 같다는 생각을 하다가

흐렸다가도 맑고

밝았다가도 금방 흐려지는

우리 인생살이를 생각합니다

 

그냥 내게 주어진 만큼만

흔들었으면 좋겠는데

광야 같은 삶에서 살아남기 위한

어린잎들의 아우성에 고이는 진땀

어떤 이유로도 잉태한

생명은 지켜야 합니다

 

폭풍우든, 실바람이든 기쁨이나 슬픔까지

작은 허물조차

다독여 끌어안도록

세상의 슬기 배우라는 강권은

종종 뇌성벽력 같은 충격으로 부딪치게 되지만

너나 나에게 오히려 보약임을 곧 깨달아

흔드는 바람을 피해 정숙한 삶의 꿈을 꿉니다

 

햇빛 찬란한 아침이 순식간에

검은 구름에 가려져 빗방울 떨구는

변덕에도 흔들림 없이 제 나름대로

희로애락(喜怒哀樂) 다듬는

크고 작은 빛의 미루나무 팔랑거리는 잎들 속에

스민 내 모습 대견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72 올무와 구속/강민경 강민경 2019.06.11 187
471 해 넘어간 자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6.12 247
470 봄바람이 찾아온 하와이 / 泌縡 김원각 泌縡 2019.06.15 123
469 난해시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6.18 117
468 넝쿨 선인장/강민경 강민경 2019.06.18 166
467 기회 작은나무 2019.06.22 205
466 바람, 나무, 덩굴나팔꽃의 삼각관계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25 122
465 두루미(鶴)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25 88
464 설산을 안고 앵두 빛 동심을 찾다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25 249
463 허리케인이 지나간 후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25 124
462 운명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6.25 90
461 그가 남긴 참말은 강민경 2019.06.26 155
460 꽁지 없는 푸른 도마뱀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27 204
459 산그늘 정용진 2019.06.30 111
458 산그늘 정용진 시인 정용진 2019.07.01 76
457 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7.02 272
456 꽃 뱀 강민경 2019.07.02 88
455 풀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7.09 177
454 5월에 피는 미스 김 라일락 (Lilac)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7.10 110
453 비우면 죽는다고 강민경 2019.07.13 99
Board Pagination Prev 1 ...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