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15 17:58

날 붙들어? 어쩌라고?

조회 수 26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날 붙들어? 어쩌라고?/강민경

 

 

가로등 불빛 아래

잔뜩 부푼 흰 비닐봉지

학교 철조망에 매달려

길 가는 나의 시선 잡아끈다

 

저 안에 무엇이 들었지!

다가가 들여다보는데

바람만 잔뜩 끌어안고 끙끙거리다

손 내밀자, 마지못해 잠시 멈추고

      

물건을 담아 나를 때는

싫다는데도 멱살을 잡아끌더니

속을 비우자마자 구겨져 처박힌 것이

억울해서 바람이 가자는 대로

담을 넘었는데 막상 갈 데가 없다고

내 다리를 감싸 안고 늘어진다

 

날 붙들어? 어쩌라고? 당황해서

묻는 풋내기 같은 내 꼴이 재미있는지

가뜩 안았던 바람 풀었다 들였다

펄럭이는 흰 비닐봉지를 달래어

 

바람을 빼내고 접는데, 당신도

꼭 필요하지 않으면

, 가고 싶은 데로 갈 수 있게   

이 철조망이나 좀 넘게 해 달라며 

바람과 나 사이를 맴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2 11월이 왔으니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1.03 131
311 가을, 물들이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1.10 124
310 아! 그리운 어머니! - 김원각 泌縡 2020.11.11 123
309 몰라서 좋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1.16 84
308 꽁지 떼어먹힌 도마뱀(Chameleon) - 김원각 泌縡 2020.11.19 130
307 수국 file 김은경시인 2020.11.19 172
306 낙엽은 단풍으로 말을 합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1.25 96
305 11월에 핀 히비스커스 (Hibiscus) / 김원각 泌縡 2020.11.26 99
304 하나님의 선물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2.04 146
303 비명의 향기를 뿜어내고 있구나 / 김원각 泌縡 2020.12.05 206
302 파도에게 당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2.10 197
301 10월이 오면/ 김원각-2 泌縡 2020.12.13 159
300 C, S, ㄱ, ㄹ. 의 조화(調和)/김원각 泌縡 2020.12.22 130
299 연말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2.23 136
298 아내의 요리 솜씨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2.30 262
297 아! 그대가 보고 싶습니다 / 김원각 泌縡 2021.01.01 161
296 마지막 잎새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1.06 152
295 가을/ 김원각-2 泌縡 2021.01.09 87
294 나목에 핀 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1.13 111
293 tears 1 young kim 2021.01.25 140
Board Pagination Prev 1 ...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