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28 14:37

운명運命 앞에서 / 천숙녀

조회 수 13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운명 앞에서.jpg

 

운명運命 앞에서 / 천숙녀


당신은
이제 한 생애生涯를 마감하고
눈을 감고 계십니다

사람의 능력으로는
저승이란 공간을 좁히거나
뭉갤 수 없는 불가항력不可抗力

당신은
지상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늘나라 문을 두드리고 계십니다

서너 달의 병원생활로
안방에서 고통을 겪기까지
부족하기 짝이 없는 효도와 다 못 드린 기도
할 기회도 주셨고
끝까지 무엇이 사랑인가를
몸소 보여주신 쭈그렁 가슴

당신의 생애는 결코 짧은 것이 아니라
한 줄기의 긴 강입니다
색채는 더욱 짙고 푸르러
바다만큼 깊고
하늘만큼 높은

하여, 제가 앉아있는 이 자리는
당신의 그늘입니다
그늘속의 빛입니다

고단했던 생애가 한 덩이 침묵
저희들의 잘못과 몰이해조차
사랑으로 감싸주시던 인생자락 그
한 올의 실낱에도 피와
땀과 눈물이 배어
이 세상사는 길의 채찍이실

어머니
어머니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9 바닷가 금잔디와 나/강민경 강민경 2020.06.16 102
348 6월의 언덕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6.16 797
347 낙과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6.24 153
346 글 쓸 때가 더 기쁘다 / 김원각 泌縡 2020.06.27 252
345 생의 결산서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6.30 177
344 아름다운 잎사귀로 남고 싶습니다 / 김원각 泌縡 2020.07.06 196
343 무언의 친구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7.08 151
342 허공에 피는 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7.14 93
341 우리 둘만의 위해 살고 싶다 / 김원각 泌縡 2020.07.15 126
340 잡초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7.21 212
339 밀국수/ 김원각 泌縡 2020.07.21 203
338 옛 생각 나서 찾는 바다 / 김원각 泌縡 2020.07.29 245
337 하나님의 은혜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7.30 133
336 폭우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8.05 107
335 정월 대보름 / 필재 김원각 泌縡 2020.08.06 94
334 물의 식욕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8.12 134
333 노을처럼 허공을 휘감으리라 - 김원각 泌縡 2020.08.16 125
332 꽃에 빚지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8.19 153
331 아! 그대의 미소가 빠졌네요 – 김원각 泌縡 2020.08.23 228
330 단풍은 가을 단풍이라야 단풍이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8.26 92
Board Pagination Prev 1 ...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