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6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해님이 뒤통수를 치며 환하게 웃는다 / 김원각

 

처마가 뒤집히고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하천이 범람한 곳에는 쓰레기가 산처럼 쌓이고

 

허리케인 레인(Lane)이

우리 동네 오하우 * (Oahu)로 떼 지어 몰려오더니

옆집 텃밭을 도랑으로 만들고

김 씨네 화단 화초는

모두 모가지를 분질러 놓았다

 

그래도 다는 아닌지

어린 새싹들은 손대지 않고

해 뜨자 슬그머니 물러간다

그게 인정이라면 인정이고 의리라면 의리랄까

일용직 박 씨는 오늘도 일자리를 찾아 나선다

 

허물고, 짓고,

넘어지고, 일어서고, 망하고, 흥하고,

허리케인 지나간 후 다시 복구가 시작되듯이

사람 산다는 게 다 그런 것이라며

해님이 뒤통수를 치며 환하게 웃는다


* 오하우(Oahu) : 하와이 주(州) 청사와 호놀루루 시(市)가 있는 곳.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9 눈높이대로 강민경 2016.02.16 191
328 눈[目]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3.31 138
327 눈 꽃, 사람 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2.19 83
326 눈 감아라, 가로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11 173
325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고백(4)- 작은나무 2019.04.27 173
324 누구를 닮았기에/강민경 강민경 2015.04.05 393
323 누가 너더러 1 file 유진왕 2021.08.15 74
322 노을처럼 허공을 휘감으리라 - 김원각 泌縡 2020.08.16 125
321 노숙자의 봄 바다 강민경 2018.04.11 228
320 노숙자 강민경 2013.10.24 240
319 노년의 삶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2.06 125
318 네 잎 클로버 하늘호수 2017.11.10 166
317 넝쿨 터널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6.11 139
316 넝쿨 터널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2.17 142
315 넝쿨 선인장/강민경 강민경 2019.06.18 166
314 너의 유혹에 빨려드는 나 - 필재 김원각 泌縡 2020.06.12 207
313 너무 예뻐 강민경 2017.10.14 241
312 너무 먼 하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27 168
311 너만 놀랬느냐 나도 놀랬다 강민경 2016.01.09 139
310 너를 보면 강민경 2014.07.28 320
Board Pagination Prev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