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의 소리/강민경
오른 손가락이 문틈에 끼어
‘아이고고’
날 선 외마디 소리에
온몸이 전율한다
오른 손가락을 다쳤는데
왼손이 왜
먼저 놀라 팔짝팔짝 뛸까
금방 끊어져 나갈 것 같은 고통
맨 먼저 감싸 안은 다급함이여
멍으로 얼룩진 손가락의
앓는 소리
다른 사람 아닌 내 지체임을
확인받듯 저절로 몸이 움츠러든다
언제 어디서든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변함없이
애틋한 이웃들에게
망설이지 않는 친절함이랄까!
뜨겁고 끈끈한 정으로
얼룩진 깊은 멍울 녹여야 할
진솔함이랄까!
사람이란 지체로 어우른 세상
오른손과 왼손이 한 몸이듯이
너와 내가 한 운명임을 알았으니
앓는 소리, 웃음소리 함께 할 일이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 시 | 얼룩의 소리 | 강민경 | 2014.11.10 | 308 |
91 | 시 | 10월의 제단(祭檀) | 성백군 | 2014.11.07 | 204 |
90 | 시 | 숙면(熟眠) | 강민경 | 2014.11.04 | 181 |
89 | 시 | 가을비 | 성백군 | 2014.10.24 | 185 |
88 | 시 | 군밤에서 싹이 났다고 | 강민경 | 2014.10.17 | 324 |
87 | 시 | 내가 세상의 문이다 | 강민경 | 2014.10.12 | 188 |
86 | 시 | 가을 밤송이 | 성백군 | 2014.10.10 | 334 |
85 | 시 | 그늘의 탈출 | 강민경 | 2014.10.04 | 222 |
84 | 시 |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 성백군 | 2014.10.01 | 183 |
83 | 시 | 바람의 독도법 | 강민경 | 2014.09.27 | 151 |
82 | 시 | 종신(終身) | 성백군 | 2014.09.22 | 260 |
81 | 시 | 시간은 내 연인 | 강민경 | 2014.09.14 | 195 |
80 | 시 | 얼룩의 초상(肖像) | 성백군 | 2014.09.11 | 204 |
79 | 시 | 끝없는 사랑 | 강민경 | 2014.09.01 | 318 |
78 | 시 | 유쾌한 웃음 | 성백군 | 2014.08.31 | 169 |
77 | 시 | 한낮의 정사 | 성백군 | 2014.08.24 | 369 |
76 | 시 | 외로운 가로등 | 강민경 | 2014.08.23 | 461 |
75 | 시 | 그리움이 쌓여 | dong heung bae | 2014.08.22 | 237 |
74 | 시 | 8월은 | 성백군 | 2014.08.11 | 151 |
73 | 시 | 진짜 촛불 | 강민경 | 2014.08.11 | 172 |